1.
시청에 드디어 필름을 맡기러 토요일에 갔다왔는데, 결과는 내일에나 확인해볼 수 있다고. 필름 4롤에 만원이고, 흑백은 추가로 3,500원을 내야 한다고 해서 그렇게 하고 왔는데, 그렇게 해도 참 싸다. 예전에 우리동네에선 흑백필름 한 롤에 만원 훨씬 넘었던 것 같았는데. 아무튼 기대가 된다. 뭐 어떻게 찍혔더래도 반가울 것 같긴한데. 아. 흑백은 좀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그건 목요일에 확인할 수 있다고. 주말인데도 사람이 꽤 많았던 스튜디오는 시청역 10번출구에서 드롭탑 다음건물 2층에 '스튜디오 인'. 점심시간이 한시부터 두시반까진가 그렇다고 본 것 같은데, 시간 확인하시고 가시길.
2.
쿵짝이 잘 맞는 친구가 있다. 금요일에 '이따 저녁에 연락해서 내일 만나자고 해야겠다' 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연락이 먼저 왔다. 시청 근처에 살고 있어서 오랜만(은 아니지만)에 같이 가을나들이 시작. 일단 덕수궁 근처 낙지집에서 밥 부터 한공기 뚝딱하고 광화문쪽으로 걷기 시작했는데 오마이귿니쓰! 날씨가 어마어마하게 좋았다. 내가 뭔 생각으로 선글라스를 집에 두고 왔는진 몰라도- 진짜 안구 테러할만큼 눈부시게 좋은 날씨였는데, 눈은 부셨지만 그래도 덕분에 좋은 날씨 맘껏 누리고 기분 한껏 좋아졌더랬다.
3.
요새 이런 책을 읽고 있는데, 꽤 흥미있다. 영화 보는걸 좋아하지만 이런 시각에서 보는 영화를 더 좋아하는데 또 이렇게 읽다보니 더 새롭고 더 깊은 느낌이다. 이번주에 책 반납해야하는데, 아마 이번주까진 다 못읽을것 같고 연장을 해야하나 어쩌나. 그 중, 내가 어린시절 뭣도 모르고 가장 좋아했던 영화 '중경삼림' 에 대한 글의 일부이다.
지금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이여, 겨울이 왔으니 봄이 멀겠는가. 하지만 기억해두라. 삶에는 봄만이 축복받은 계절은 아니다. 겨울도 그 하루하루를 간절하게 느끼며 살아야 할 안타까운 삶의 시간들이다. 그러니 봄이 닥치기 전에 우리는 겨울을 온몸으로 남김없이 느끼고 향유하도록 애써야 한다. 인생에서 아름다운 젊음이 사라지기 전에 이 젊음만이 누릴 수 있는 모든 시간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꽉꽉 차게 누려야 하지 않겠는가.
4.
나름 스포츠 매니아인 나는 올림픽할 때 가장 신난다. 게다가 시차에 어려움 없는 시청이라니! 나중에 시간 맞으면 경기장에 꼭 가봐야겠음. 아무튼 오늘 중계에서 "스포츠는 예상할 수 없다는걸 예상하지도 못하겠다." 는 식의 뭐 이런 말을 하셨는데 그 말이 참 좋았다. 아무리 백가지 상황에 대한 예상을 하더라도 그대로 살아지지 않으며, 또한 예상할 수 없음을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할 수 없는것이 아마도 같은 모습인 것 같다. 삶이 예상처럼 흘러가지 않는다고 당황해하지 않는건, 어쩌면 그게 당연한 일이고 늘 그렇듯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에는 당황하고 멈칫할때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은 있으니- 당황하지 말고 내일부터 또 정신차려야겠다. 그러니깐 이건 스스로에 대한 주문인 셈.
5.
아까 소개한 책에 같은 챕터에 나온 주제가 될법한 시구이다.
If winter comes, can spring be far behind.
겨울이 꼭 고통스럽지만은 않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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