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40812. 걷는 일의 즐거움

comodisimo 2014. 8. 12. 23:49



지난주 처음으로 혼자 걷기 시작했다.

멀지 않은 곳에 사는 친한 언니를 불러 동네 카페엘 갔다.

사실 다치기 전 자주 가던 카페가 있었는데

그 카페역시 문을 닫아버리는 바람에

(내 단골 가게는 망한다는 슬픈 전설. 벌써 카페는 세곳, 식당도 세곳)

별로 좋아하지 않는 좀 시끄러운 카페엘 갔는데 그것 역시 기분이 좋았다.


허니브레드, 같은건 줘도 잘 먹지 않는건데

그날은 입가에 생크림을 한껏 묻혀가며 다 먹어버렸다.

이후 오빠 생일선물 산다고 백화점에 갔던게 무리가 되는 바람에

일요일엔 내내 집에 누워있었던게 흠이었지만.



엄마가 키우는 물고기, 구피.

얘들이 알을 안낳고 새끼를 낳는데

이번엔 새끼를 무려 한번에 63마리나 낳았다.

미물이라 하더라도 이것들이 새끼를 낳을때면

엄마건 아빠건 꼭 꿈을 꾸신다.



오늘은 기필코 독한 술로 주세요- 

싶은 날이었는데, 먹는술이 취하질 않는 오늘.

사실 요샌 맥주 한병에도 취하는데 말이지.



그래서 결국 버니니 한병을 손에 들고 귀가.

아마 오늘은 취하지 않는 밤인가봐.


오늘은 걷는다는게 너무 행복했다.

걷는 일에 이렇게 행복함을 느끼다니.

한번씩 삶에 큰 일이 닥쳐오는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했다.

위로해줄 친구가 있고, 바람도 시원하고, 맛있는 음식도 있고,

취하지 않을정도의 술도 있으니.

이제 조금 더 행복해질 일만 남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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