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간을들여 블로그 처음부터 끝까지 대강 한번 읽어봤다. 중국 유학때 우연히 만든 블로그로- 사실은 벗어나고 싶어 만든 블로그였는데 또 차곡차곡 쌓아놓아버렸다. 손으로 쓰는 일기는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이렇게 꾸준히 일상을 남겨뒀다는게 나로썬 기특하면서도 끔찍한 일이다. 사실 '사건' 보다는 '감정' 에 맞춰진 일기들이라 차마 읽지 못한것들도 수두룩했다. 여전히 내 안에서 해결하지 못한 일들이 이렇게 미련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해결을 하려고 하는것도 안쓰러운 일이다. 그렇게 점점 더 멀어져간다.
2.
블로그를 뒤적이며 좋은 노래, 좋아했던 노래들도 많이 찾아냈다. 플레이리스트가 조금 풍성해졌는데, 미안- 나 페퍼톤스 먼저 들을꺼야.
3.
이런 무의미한 블로깅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것인진 잘 몰라도 가능하다면 누구에게도 들키지 말고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럴려면 아이디를 바꿔야하나.
4.
수학처럼 답이 똑 떨어지는 문제는 답을 찾기까지의 과정이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명확한 답이라는게 있기 때문에 (누구의 오해도 없을만큼 명확하게) 끝까지 밀고 나가게 하는 힘이 되어주기도 한다. 다양한 가능성의 다양한 답들을 가진, 그리고 혹시 정확하지 않을수도 있는 그런 무수한 문제들과는 달리, 오직 유일한 정답만이 존재하는 그런.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답까지 도달하기 위한 계산방법이 여러가지가 있다는건 위로가 된다. 물론 가장 정확하고 빠른 공식도 있겠지만. 인생이 이와같지 않나. '죽는다' 는 하나의 정답을 두고 도달하는 여러가지의 계산방법 같은 것. 지름길을 알고 있으면 좀 더 편한 방법으로 살아갈수도 있지만, 대개는 공식을 알아내기 위한 노력으로 온 생을 허비하기도 하니. 하지만 '허비하는 시간' 이 무의미하지 않게 하기 위해 살아야할것이다.
5.
지선아 사랑해, 의 저자 이지선씨가 방송에 나와 '남과 비교해 얻는 감사는 대상이 나보다 우월한 존재로 바뀔경우 감사함이 사라진다' 와 비슷한 말을 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내 안에서 절대적인 감사가 있어야 한다고. 누군가에 비해 내가 더 행복해보인다면, 누군가에 비해 내가 더 불행해 보일수도 있으니. 오늘 내가 드릴 수 있는 감사가 무엇인지, 내가 살아가는 일이 왜 감사한 일인지, 조금 더 고민해볼일이다. 우스운 이야기일 수 있으나 난 정말 행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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