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30319. 아닌데?

comodisimo 2013. 3. 19. 14:50

1.

펩톤 콘서트 예매를 못했다.

어쿠스틱도 엄청 궁금한데 아무래도 신나야 더 좋을 것 같기도 하고.

공연set이 두개나 되니 뭘 어째야 좋을지 망설이고 있다.

아니 가긴 갈건데. 꽃무늬 치마입고(?) 갈껀데-

근데 오늘 인터파크 보고 머리가 아찔했다.

이거 다 갈수도 없고 어쩌냐.

 

미안 제이슨, 미안 미카, 미안...


2.

몸에 어울리는 옷들이 있을텐데 옷들 보면 너무 일반적이다.

마른 사람이 입어야 할 옷이나

글래머러스한 사람이 입어야 할 옷이나.

 

결국 블랙 스키니와 흰 블라우스 샀다.

옷 살려고 하면 치마는 너무 기장이 짧고

셔츠는 만두처럼 펑퍼짐하다.

오- 하고 집어들어서는 에이- 하고 내려놓는일이 다반사.

 

암튼 테슬달린 밝은 베이지 계열의 로퍼도

봄 숙원사업으로 바뀌어버린

맘에드는 밝은색 원피스도 갖고싶다.

그리고 좋아하는 브랜드를 만나고 싶다. 고민안하게.

 

3.

어렸을 때 부터 잘 지내던 친구는

스물다섯즈음이 되고 각자 연애 하면서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다.

알려고 하면 알아지겠지만 난 그냥 이게 좋다.

자연스럽게 연락 안되는거.

 

연락할 수 없는데 연락처 가지고 있는건 더 서글픈일이다.

잘 지내겠거니-

가끔 어쩌다가는 한번쯤 우스갯 소리로 그렇게

너도 나를 기억하려나 하는 기대도.

일부러 기억하지 않으려는 너같은 친구도 있지만

아무리 잊으려고 해도 잊혀지지 않는 친구는-

이미 죽은거라 생각하면

접근이나 노력이 무의미해지니 포기가 쉬워진다.

그래도 곧 '아닌데?' 하는 무의식이 일깨워주지만.


4. 


웜 바디스 (2013)

Warm Bodies 
8.9
감독
조나단 레빈
출연
니콜라스 홀트, 테레사 팔머, 존 말코비치, 애널리 팁턴, 데이브 프랑코
정보
로맨스/멜로, 액션 | 미국 | 96 분 | 2013-03-14

 

개그코드가 맞아서 그런가 한참 낄낄대다 나왔다.

그렇다고 평소 좀비 취향은 아니고 엄청 싫어하는데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코믹한 느낌.

 - 초반엔 좀 뜨악 했지만.

 

영화를 재밌게 보는 방법 중 하나는-

누구와 함께 보느냐 - 일 것 같다.

나와 동행한 사람이 누군가도 상당히 중요하지만

그 날 그 영화관에 함께 앉은 사람들도 중요하다.

 

집중 못하게 핸드폰 자꾸 여는 사람이 없어야하고

발로 등을 차는 무례한 사람도 없어야하고

재밌는 장면에서 다같이 웃어주면 좋고

감동적인 순간엔 박수도 자연스럽게 칠 수 있는

그날 그 극장의 느낌같은게 있다.

 

같이 본 사람들이 유쾌하게 봐서 그랬을까.

나도 엄청 재밌게 보고 나왔다.

다른것도 다 재미있었지만

특히 마지막 호수장면이 너무 웃겨서 엄청 웃었다.

5.
지금보다 앞으로의 삶이 더 행복할거란 기대가 없을 때

사람은 좌절하기도 하고 외로워진다.

 

너무 일찍 모든걸 다 이뤘다 믿는 사람이나

아무리 노력해도 앞으로 더 좋아지지 않을것 같은 사람.

보이는건 정 반대지만 앞날을 보지 못하고 산다면

결국 같은 방향으로 - 더 행복해질 거 같지 않은채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지게 되는것.

혹은 포기하게도 되는것.

 

그런 의미에서-

나는 아직 엄청 행복하지도 않은게 그나마 다행이다.

밀린 카드값이 남아있을 때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마음도 들고

내일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출근할 의욕도 있고.

어느정도의 스트레스는 그게 삶의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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