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30926. 괜찮아.

comodisimo 2013. 9. 26. 20:32

1.

회사 1층에 국밥집이 하나 생겼는데-

밥 먹고 나서 아메리카노를 서비스로 준다.

하도 사람이 많아서 난 오늘 처음가봤는데

국밥도 그냥저냥 깔끔하고 괜찮은데 

가격이 회사 근처 식당치곤 비싸다, 생각했는데-

커피를 마시고는 '오왕!' 했다.


뭔 아메리카노 원두에서 캬라멜 향이 나지?

나 이렇게 맛있는 아메리카노는 처음인 것 같은데?



2.

요새 물을 어마어마하게 마셔대는 중.


자기 체중에 0.033을 곱한 만큼 마셔야 한다고 해서

요새 거의 1.5리터 넘게 마신다.

물을 많이 마시는건 참 좋은 일이긴 한데-

이거 많이 마시다보니 여긴 불편한게 아니다.


일에 집중하고 있다가도 화장실 가야하고-

이동중에 화장실이 가고싶어지면 난감함.


그래도 물 많이 마시고 덜 건조한 사람이 되면

겨울을 곰보로 보내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지금부터 수분크림도 듬뿍 바르고

물도 엄청나게 마셔줘야지.


이렇게 겨울을 준비하는데 여드름 테러당하면

진짜 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걸까.



3.

정신적으로 좀 힘들다고 생각될 땐

간단하지만 집중할 수 있는 일들을 찾으면 된다.

예를 들면 엄청 어려운 일을 한다던가

엄청 재미있는 게임을 한다던가

아님 엄청 힘든 운동을 한다던가-


요새 다시 기타를 연습하고 있다.

중국에서 한참 정신적으로 힘들 때 배웠던건데

내가 다시 이렇게 악보들을 찾아서 연습할줄은 몰랐네.

좀 어려운것들도 도전해야 하는데

그냥 좀 쉬운곡들만 연습하니 매일 그 수준이다.


그래도 많이 괜찮아졌다. 기타 덕분에.



4.

좀 억울하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정말 미안해지기도 했었고,

그러다가 또 원망도 되고 그랬었는데

어제를 보내면서 내가 참 덤덤해졌다는걸 깨달았다.


덤덤해졌다는게 그냥 다 포기해버렸다는 의미보다

다 이해해서 괜찮다는 그런 의미보다는

그냥 '아 그렇구나'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물론 괜찮지는 않지만.


억지로 '하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하면

더 그것만 하고 싶어질때가 있으니-

그냥 그렇게 되거나 이렇게 되거나

마음 편하게 덤덤하게.


오늘 아침엔 음악도 듣고, 따라 불렀다.

좋아하던 음악들을 다시 들을 수 있게 된게 좋았다.

'도대체 나한테 왜이러십니까' 로 시작하던 기도도 바꼈다.


이러다 또 어느날 갑자기 미치게 되는 날도 생기겠지만

중국 갔다 올 때까지만 멀쩡해줬으면 좋겠다.



5.

중국 1년짜리 비자를 받았다. 

 - 내 여권에 중국 비자만 7개.


거의 중국 한바퀴를 돌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한바퀴 훅 돌고 와서 더이상 미련 없다 했는데

이번엔 다른 동네로 가게 되서 기분이 또 새롭다.

 - 물론 관광은 아니지만.


다녀오면 정말 서늘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될꺼고

봄에 선물받고 몇번 입지 못한 트렌치코트도 입을 수 있겠지?

그만큼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진짜 괜찮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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