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31201.D-30

comodisimo 2013. 12. 1. 20:31

1.

출장에서 나를 괴롭히던 원인은 다름아닌 맹장염-

이게 급성으로 오지 않아 다행이지

급성으로 왔었으면 정말 중국에서 수술했을 뻔.


일단은 염증 수치가 많이 높지 않아

약 먹고 염증이 가라앉는지 확인해보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많이 쉬어서 그런가 약을 먹어 그런가

이젠 큰 통증은 사라진 것 같다.

당분간 수술하지 않아도 될 듯.

그러나 갑자기 배 아프면 가서 배 째야 한다며?


2.

벌써 12월 첫 날.

돌아보면 유난히 올해만큼은 계획 없이 보냈었다.

되는대로 살아보자, 뭐 그런게 있었던 듯.

사실 계획을 세운다고 잘 지키는 편도 아니지만-

아무 계획도 세우지 않으니 세월이 너무 가버리는 것 같아서

내년만큼은 서른을 맞이하는 새로운 기분으로

계획을 세우고 체계적인(?) 삶을 살아봐야겠다.


오늘부터 차근차근 이십대를 정리하고-

삼십살에 하고 싶은것들을 좀 적어봐야겠다.


크. 파란만장 했구나. 나의 이십대.


3.

목욕탕 옆에 때 밀던 젊은 처자가

요란하게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고 하길래

그것마저도 참 예쁘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나의 이십대를 그처럼 보내지 않았던건

살아있다는게 너무 버겁고 힘들어서-

내 몸에, 얼굴에 관심을 둘만큼 여유가 없었고

그때는 그냥 아침에 눈을 떴다는게 괴로울 때였다고-

그런 시간들을 보냈구나, 하고 생각하니 가슴이 찡했다.


그래도 아직 살아있으니.


4.

이제 30일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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