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41018. 문화낭비_

comodisimo 2014. 10. 18. 23:12

1.

의미 없는 독서는 없다, 는 생각으로 오늘도 미래와는 딱히 상관없는 책을 두권 빌려왔다. 사는일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 이라고 하긴 좀 그렇고, 전공과 상관없는? 밥 먹고 사는일과 무관한? 그저 흥미를 위한? - 책일수록 재미있는 것 같아.



필름 속을 걷다

저자
이동진 지음
출판사
예담 | 2007-10-20 출간
카테고리
여행
책소개
아련한 첫사랑의 고향 일본 오타루에서 고독한 음악가가 홀로 죽어...
가격비교



밤 열한 시

저자
황경신 지음
출판사
소담출판사 | 2013-10-1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생각이 나서』 그 후 3년 동안의 이야기황경신의 열일곱 번째 ...
가격비교


황경신의 책은 처음이다. 사실 누군지도 잘 몰랐는데, 이름이 낯설지 않아 찾아보니 '페이퍼' 잡지의 편집장님이시다. 아. 페이퍼- 매달 서점에 가서 한권씩 나눠 사서 읽고, 맨 뒤의 옆서에 편지도 그림도 받고 그랬었던 페이퍼. 암튼 읽어보겠습니다. 이동진의 책은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곳들을 여행하며 쓴 책- 이라고 생각해서 빌려온건데, 아직 읽어보지 않아 어떨진 잘 모르겠다. 다만, 책을 고르며 나는 영화의 어느 장소에 가고 싶었는가- 를 조금 생각하게 되었다.



2.

그런 의미에서 오늘 외장하드를 정리해보며, 내가 가보고 싶은 영화속의 장소는 어디일까- 를 찾아보는게 목표였는데. 



번지점프를 하다 (2001)

Bungee jumping of their own 
9.3
감독
김대승
출연
이병헌, 이은주, 여현수, 홍수현, 전미선
정보
드라마, 로맨스/멜로 | 한국 | 101 분 | 2001-02-03


이 영화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났고, 그 번지점프대는 정말 한번 가서 뛰어보고 싶은 그런 장소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찾아보니 뉴질랜드의 '타우포 번지' 라고 한다. 아. 혼자는 못할거야 아마.



중경삼림 (2013)

Chungking Express 
8.3
감독
왕가위
출연
양조위, 왕비, 임청하, 금성무, 주가령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홍콩 | 101 분 | 2013-11-28


내가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영화여서 그런지 정말 많이 봐서 그런가, 눈에 익은 장소들이 있다. 왕페이가 아르바이트 하던 그 가게! 금성무는 와서 전화를 하고, 양조위는 와서 샐러드를 사먹던 그 가게! 홍콩 어딘가 있을텐데 홍콩을 서너번이나 가봤어도 못가봤네. 나에게 '찌는듯한 끈끈한 더움' 은 바로 그 가게, 그 장면들이어서 날씨가 아무리 더워도 '그곳에 있다' 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되면 기분이 그렇게 나빠지진 않았던 것 같다. 다음에 홍콩엘 가게되면 중경삼림 성지순례라도 해야겠다.



냉정과 열정 사이 (2003)

Calmi Cuori Appassionati 
7.3
감독
나카에 이사무
출연
다케노우치 유타카, 진혜림, 유스케 산타마리아, 시노하라 료코, 시이나 킷페이
정보
로맨스/멜로 | 일본 | 118 분 | 2003-10-10


그리고 수많은 연인에게 10년 뒤 두오모- 의 약속을 하게 만든 냉정과 열정사이도. 나도 분명 누군가와 10년뒤 언제쯤, 어느곳- 을 약속했던 것 같은데, 그게 누구였는지, 장소가 어디였는지, 언제였는지가 기억나지 않는다. 역시 그런 약속들은 사랑할 때 까지만 유효하다.



3.

이런 영화들을 찾으려던게 사실 내 목표였는데, 오랜만에 하드를 열었다가 쓸데없는걸 너무 많이 찾아냈다. 예를들면 아마 살아서는 다시 못만날 사람들 이랄지. 다시 만나면 안될 사람들이랄지. 그런 사람들의 얼굴을 새삼 확인하는 게 반갑지 않았던게 이상한걸까. 그리고 - 정말 찾아내지 말았어야 할 - 나를 위해 만들어진 하나뿐인 생일축하곡이랄지. 

 

 

이젠 기타도 칠 줄 아는데, 기타로 연습을 좀 해볼까. 지금이야 어찌되었든 이 음악은 내 음악이니.

 

 

4.

영화를 볼까, 싶었는데 책을 읽다 자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은 밤이다. 날씨가 부쩍 차가워졌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41026. 싱거운일기_  (0) 2014.10.26
141023. 지끈지끈  (0) 2014.10.23
141015. right or wrong I can't get along  (0) 2014.10.15
141012. 그저 그렇고 그런-  (0) 2014.10.12
141009. Volons vers la lune  (0) 2014.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