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41130. 잡생각

comodisimo 2014. 12. 1. 02:02
친구가 나에게 너는 좀 고차원적인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아니야. 그냥 나도 내가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할까를 고민하는 사람이야. 다만 (여러가지 이유야 있겠지만) 일반적인 여자들이 원하는 것들에 대한 욕심이 덜한것뿐이라 그냥 그렇게 보이는 것 뿐이라고. 어쨌든 우린 모두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며 살아가는거니까.

금요일엔 오랜만에 오래된 단골집에가 막걸리와 파전, 수제비까지 올킬하고 돌아와서는 맥주와 과자까지 컴플릿. 밤새 잠을 못잤지만 기분 좋게 취한 밤이었다. 그 수제비 가게는 언제 가도 참 좋은 느낌이 있다. 남자친구들과는 한번도 가보지 않은, 이를테면 사랑의 추억이 없는 곳. 조만간 또 한번 파전이랑 등등 먹으러 출동해야겠다.

요새 갓세븐에 입덕해서 이것저것 찾아보다보니 아이돌이라는게 쉬운 일은 아니구나 싶은게 - 오빠가 있어본 입장에서 - 일반적으로 남자들은 아이돌같이 절대 행동하지 않는다는게 내 지론인데 그애들이라고 크게 다르겠는가, 싶은거다. 서로 막 볼뽀뽀도 하고 팔짱도 끼고 무릎베고 눕고.. 팬 입장에서야 이뻐죽겠지만 인간적으로 남자들 사이에서는 귀엽게 아이컨택해서 웃어주는 것마저 특이한 일 아닌가?

내가 이걸 왜 걱정하느냐면ㅋㅋㅋㅋ 마크가 아이돌 하다가 싫다고 미쿡 돌아가버릴까봐 걱정잌ㅋㅋㅋㅋㅋ 한국사람도 아니고 가족도 다 거기 있으니 굳이. 뭐 그럴지도 모르니 나라도 적당히 해야겠다 싶은거죠. 다 너무 아껴서 그러는거다. 오래오래 보고싶으니까.

역지사지- 는 참 중요한 개념이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여 느끼는 감정과 생각의 크기같은거. 누군가가 나를 사랑하여 느끼는 감정과 생각의 크기도 많이 다르지는 않았을텐데. 그러나 우리는 늘 내가 겪어본 모양으로, 혹은 내 방식대로 그 감정을 표현하려고 하기 때문에 내 방식과 모양으로 전해지지 않으면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고 빨리 결정지어 버리는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동시에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게 가끔은 말이 안될만큼 이상하게 큰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 자체가 '사랑' 이라는 분이 나를 그 사랑으로 사랑해 주신다는게 과연 얼마나 어마어마한 일인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지만, 가끔 누군가에게 애정을 쏟는 나를 보면 나는 하나님도 나를 이렇게, 이것보다 더 어마어마하게 나를 사랑하신댔어.. 하고 그제서야 되새겨 보는것이다.

케이팝스타- 를 엄마랑 보다가 어떤 참가자의 음악에 목이 뜨끈해졌다. 정말 엄마도 나같은 시절이 있었을텐데. 엄마도 어리고 예쁘던. 꿈많은. 그냥 여자였을텐데. 내 엄마가 되어 이토록 많은걸 포기하고 살아가게 되었구나 싶어서. 엄마은 지금 내 나이에 나를 낳으셨다던데. 난 어쩌지.

내일 아침에 첫 눈이 온다는 뉴스를 들었다. 지금 창문 밖으로는 수상한 바람소리가 들리는데 유혹을 이겨내고 내일 아침을 기다리겠다. 소복히 쌓이진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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