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51025.

comodisimo 2015. 10. 25. 21:53

아침부터 뻘한데 꽂혔다. 합창교향곡을 틀고 샤워하다 문득 연주회에 가고싶어졌고 찾아보니 시향에서 하는 연주회에 올해 크리스마스는 합창교향곡을 한다는 소식이! (나이쓰!) 그 전에 다음주 금요일에도 공연 있던데. 갈래갈래갈래갈래.

오랜만에 도서관가서 마쓰다미리의 책 두권을 빌려왔다. 잔잔한 그림체를 읽다가 오.. 하고 공감하는 부분들이 진해서 좋다. 그리고 클래식에 대한 책이랑 미술책이랑. 지난번에 빌린 김훈 작가님의 책을 거의 읽지도 못하고 반납한걸 부끄럽게 생각하며 이번엔 반드시 다 읽어보는걸로..

멀리 사시는 이모님이 집에 하루 묵어가시게 됐는데 나의 결혼이 토픽이 되어 도마위에 올랐다. 집 이사도 네가 시집을 안가서 못가는거다, 네 아빠 은퇴도 네가 시집을 안가서 못하시는거다, 등등. 아. 근래에 들었던 잔소리 중에 가장 강도 높았어. 버텨낸 나에게 치얼쓰.

안녕- 하고 헤어지면서 앞으로 걸어갈 때 뒷통수가 근질근질. 한번즈음 돌아보고 싶다가도 그 자리에 없으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못 돌아보다 어느날 처음으로 돌아보던 날. 내 상상 속 자리에 그대로 서서 날 보고 있던 사람이 고마워 그 자리를 물끄러미- 네가 없이도 - 자꾸 바라보게 되더라.
오늘 그 앞을 지나다가 문득 괜히 그 자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 자리도 결국 빈 공간이 되니 내가 끝끝내 돌아보지 말았어야 했던게 아니었을까 하고.

덜 용감해지고 덜 즉흥적인 나는 몸과 마음을 사릴 줄 아는 (드디어) 그저그런 안전한 사람이 되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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