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51124.

comodisimo 2015. 11. 24. 21:59

오랜만에 실컷 수다 떨었다. 나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과 이야기 하는건 즐겁다. 내가 뭐라고 철 없는 소릴해도 응응 그래- 하고 아님 그건 아니야, 라고 해주시기 때문.

다른 이야기들도 다 좋았지만, 합창교향곡을 보러 가서 신난다는 내 이야기에 목사님도 지휘자별로 들어보실 정도로 좋아하셨다고. 한번 그 차이를 느껴보라는 말씀에 괜히 두근거렸다. 뭔가 오랜만에 해야 할 일이 생긴 것 처럼.

내가 '꿈을 꿨는데요-' 라고 했더니 너 자주 꿈 얘기 한다고 하시며 웃으셨다. 잘 몰랐는데 가만보면 진짜 그런게 아침에 일어나 엄마 얼굴을 보면 제일먼저 '엄마 내가 꿈을 꿨는데..' 로 시작하니. 꿈을 자주 꾸는 것 같기도 하지만 기억도 제법 잘 하는 것 같다.

암튼 성경에서 40일은 고난의 의미가 있다고 하셨다. 사람의 눈에 긴 고통도 하나님 앞에선 1초와 같은 바람일 수도 있고, 내 기준의 1초 같은 간단한(?) 고난도 하나님 앞에선 40년과 같은 무거운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스무살이 되기 전. 이제 스물이 되어 신난다며 크리스마스 카드를 드렸었나보다. 그때의 내가 기억나진 않지만 그런 카드를 쓸 만큼 천진난만한 나였다니 그 때 그 내가 그립다.

어제 예쁘다는 얘길 듣고싶다고 일기 썼는데 오늘 그 이야기를 백번은 들은 것 같다. 거짓말이라도 뭐 어때. 나도 오늘 내가 참 예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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