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51204.

comodisimo 2015. 12. 5. 00:05

오늘 휴가내고 병원순례 했다. 얻은건 스트레스 금지와 근육이 필요하다는 조언. 그리고 약봉지들.

떠나고 싶어 고개를 돌려도 몸이 아직 남아있을 때가 있다. 그래서 문득 다시 그 곳을 바라보면 떠날 수 없어하는 나의 본능적 불안함이 있다. 미련이 아니다. 내가 떠나면 나는 또 어디에 정착해야 하는건가. 아니 정착할 수 있을까. 그 생각에서 만약, '정착 안하면 어때.' 가 되는순간 그제야 두려움을 날려버리고 떠나갈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두렵다.

할머니께서 나더러 좋은 시절 만나 산다고 늙고 병든 스스로를 슬퍼하셨다. 물론 좋은 시절일 수 있겠지. 먹을 수 있고 입을 수 있으니까.
근데 할머니. 할머니때에는 양학선이 같은거. 그거. 한바퀴만 돌아도 금메달이었대요. 요샌 공중에서 세바퀴를 돌아도 네바퀴 도는 사람 때문에 금메달을 못받는 시절이래.
대학교수가 인터뷰 하더라. 자기도 지금 이 학생들처럼 취업전성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막막하다고.
지금이 그런 시절이야.

누군가가 아침이 오고 햇볕에 잠이 깨면- 그렇게 하루를 또 살아가야 하는 스스로가 그렇게 절망스럽다고 그랬던 말이 생각났다. 지금의 아침들은 어떠니. 그때보단 덜 절망스럽니.

그렇게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늘 준비를 해야한다. 떠나는게 두렵지 않을때를. 어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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