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을 했다. 스트레스 검사부터 했는데 정상이라고 했다. 도대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아야 비정상이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한편으론 좀 섭섭했다. 기계가 뭘 알겠냐. 너는 날 이해해주고 알아줄거라고 생각한 나에게 웃음이 났다. 기계가 그러게 뭘 안다고.
암튼 건강하단다. 엄마가 너무 걱정하길래 하긴 했지만 건강하다고 하니 안심이다. 몸이 참 둔한건지 정신이 참 예민한건진 몰라도 둘 사이의 거리가 참 멀게 느껴진다.
이석원씨의 새로나온 산문을 다 읽었다. 산문이라길래 그런가보다 하고 읽었지만 소설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스토리도 흥미로웠지만 중간중간 읽혀지는 문장들이 참 마음에 들었다.
열을 내고 화를 내다가 문득- 나도 누군가에겐 이런 또라이였을까? 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수가 없다. 난 얼만큼의 또라이였을까. 감정에 쉽게 흔들리는 나 때문에 누군가는 얼마나 나를 힘들어했을까. 지금까지도 뭐가 미안했던 일인지 짐작도 안되는 나 때문에.
셔츠를 두개 샀다. 평소같으면 고르지 않았을 조금 진한 핫핑크 스트라이프 셔츠였다. 무도는 자꾸 봄을 미루라는데 내 셔츠에 봄이 먼저 온 것 같은 기분이다. 붉은색 립을 꺼내고 핑크로 바꿔야겠다.
봄이오면 산에들에 진달래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너마을 젊은 처자 꽃 따러 오거든
꽃만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가주.
봄이 멀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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