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더 반짝인다.

comodisimo 2017. 9. 29. 21:34


나는 네게 그렇게 말했다.
“네가 날 멋있는 사람으로 봐주는 것 말고 이젠 예쁜 여자로 봐줬으면 좋겠어.”
그 날이 마지막이었다.
그 날 헤어지며 너는 내게 뜬금없는 키스를 했고 그 키스에 또 설레였던 나였다.
아마 그것이 마지막인줄 알았으면 네게 그런 말은 안했을 것이다.

효리가 상순에게 했던 저 말이 얼마나 강한 사랑의 고백인지
내가 네 옆에서 얼마나 더 빛나는,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은지
그러니 나를 더 바라봐다오, 사랑해다오, 하는-
아름다운 고백인지 나는 어렴풋이 알 것 같다.
그 날의 내가 그랬던 것 처럼.

네가 나를 사랑한다는 확신이 없으면 아무런 요구도 할 수 없다.
그저 사랑한다는 말 조차도 허공의 메아리 처럼 돌고 돌다 사라질 뿐.

내 사랑은 그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영원하지 않은 것들이 그렇게 사라지는 것 처럼.
나는 그렇게 영원히 네게 예쁜 여자가 되지 못한채.
그 날 내가 네게 뱉은 그 말만 가끔 내 가슴에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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