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친구가 왔다.

comodisimo 2017. 1. 28. 00:11

오랜만에 친구들이 한국에서 모였고, 근사한 식당을 예약했다가, 취소하고 근처 뼈다귀해장국집으로 장소를 옮겼다.


친구를 보는것만으로도 행복하지만, 그 친구들이 사랑하는 사람들까지 함께한 자리여서 더 행복했다. 그 사람들이 마음에 들었던건, 그 사람과 함께있는 내 친구가 행복해보여서- 였기 때문이다.


주절주절 긴 이야기 끝에, 나의 연애 이야기가 나왔고, 나는 연애세포가 죽었으니, '최' 씨 성을 가진 남자를 (왜..하필..) 만나라는 터무니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자리가 끝이났다. (그러고보니 최씨 성을 가진 남자를 만난 적은 없었네)


덕분에 미처 기억하고있지 않았던 지난 나의 사람들 이름이 나왔고, 사실 이제는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는 그들이 내가 진짜 사랑한다고 했던 사람이었나, 하는 의심이 들었다. 아니었겠지. 아니었다. 고 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 아니 정말 기억이 나질 않아요. 얼굴도 목소리도 향기도.


오랜만에 술을 많이 마셨다. 잘 마시지도 못하는걸 기분이 좋다고 한 잔, 두 잔. 마셨더니 기분이 좋다. 얼른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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