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21113. 내 맘 같지 않은_

comodisimo 2012. 11. 14. 00:20
1.
난 잘 때 밝은 것도 싫고 시끄러운 것도 싫다.
중국에서 있을 때 쥐가 밤마다 벽을 긁어대는 바람에
귀마개를 하고 누웠던 기억이 난다.
딱히 예민한 타입은 아니- 라곤 못하겠지만, 그래도
어지간한건 이해하고 넘어가자는 주의로 사는데
자는것 만큼은 시끄러운게 용납이 안된다.
코 고는거, 이 가는거....

오늘 오랜만에 할머니랑 자려고 할머니방에 왔는데
내 방으로 가야겠다.

2.
난생 처음 낯선 사람과 번호를 나누고 연락을 했다.
낯도 가리고 귀찮은것도 싫고 조금 무관심한 편이라
소개팅은 기겁하고 싫어하는데
누구든 새로운 사람이 고팠던 것 같다.
그래야 정리 안되는 내 맘도 정리될 것 같았거든-

그런데 이 사람과 하루종일 연락하며 느낀건,
- 물론 상당히 친절하신 분이시지만,
어쩔 수 없는거구나, 하는 거.
이걸 깨닫는 순간들마다 어쩔 수 없는 마음이 아프다.

3.
흐르는 강물에 지나지 않을것에 외롭고 괴롭고 어찌할 바 모른다.

이터널 선샤인은 함께 했던 기억들을 지우려고 하니,
아무 상관 없는 기억에 들어가 기억하려고 한다.
지워질 수 밖에 없는 사랑을 어떻게라도 지우지 않으려는 노력일까,
함께했던 어떠한 기억들을 넘어- 함께하지 못해 안타까운 순간들마저 기억하고 싶어진다.

정말 외롭고 괴롭고 어찌할바 모르겠다.

4.
등축제는 어쩐지 시린 겨울의 느낌이었고,
집으로 오는 길엔 첫눈이 왔다.
생각같지 않은 하루의 끝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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