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60715.

comodisimo 2016. 7. 15. 11:42

엄마의 추천으로 '디어마이프렌즈' 를 다시봤다. 대단한 드라마다. 성재 할아버지가 훈남처럼 보이고 희자 할머니는 귀엽고 정아 할머니는 사랑스럽다. 나이가 들었음에도 사랑에 가슴아파하는 영원 아줌마도. 완이가 나 같기도 했고 민호가 나 같기도 했다. 그리고 정아 할머니 딸들도 그렇고.

나이가 들어 '이건 할 수 없다' 라고 스스로 경계를 내리는건 포기가 아니라 긴 세월을 거쳐 터득한 노하우- 일 수도 있겠다고 느꼈다. 그러니 우리 엄마, 아버지가 하고싶다- 고 하시는건 언제든 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싶어졌다.


자아실현과 직업은 상관이 없다, 고 생각했다. 무엇을 해서 돈을 버느냐가 중요하지 않다는건 아니지만, 자아실현을 꼭 직업으로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었다. 행복한 사람, 따뜻한 사람이 꿈이었던 내가 지금 무엇을 보고 살아가는지 매순간 체크하지 않으면 결국 돈만 보고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체육관에서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는가보다. 어쩌다보니 홍보 영상에 내가 선풍기 따라 졸졸 쫓아다니는 장면이 찍혔다며 들어와서 글 좀 남기라고 하기에 '페이스북 아이디가 없어요' 했더니 '그럼 대체 뭘 하고 살아요?'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게요. 뭘 하고 살고 있을까요. 내가.

아 그리고 운동 끝나고 샤워하고 나왔더니 '화장 안한 얼굴이 더 착해보인다-' 고 했다. 이런 얘기는 처음이다. 쌩얼이 착해보인다니. 진하게 화장하는 편도 아닌데. 예뻐보인다고 해줬으면 좋아라도 했을텐데 착해보인다고 하니 더 못되고 싶어진다.


좋아하는 아이돌의 데뷔 앨범을 사지 않은게 문득 생각나 이걸 사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다 어제 사지 않았던 앨범 전부 질렀다. 가끔 내가 미친 것 같다. 그래도 삶에 활력과 즐거움이 되니 그깟 돈. 빨리 오거라.


내일은 호안미로 전시회를 보러 가기로 했다. 비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가 온다면 또 와서 좋겠지만, 오지 않는다면 좀 휘휘 산책을 하고 싶다.


그나저나 벌써 7월의 중반이라니. 6월이 끝났다고 아쉬워했던게 엊그제 같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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