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휴가였다

comodisimo 2016. 8. 16. 13:12

휴가였다. 어차피 계획은 없었다.


남이섬엘 다녀왔다.

몸이 좀 많이 지치길래 좀 쉬어야겠다, 싶었지만 친구의 노력(?) 으로 난생처음 남이섬엘 갔다왔다. 원래 하고싶었던건 없었던터라 '2층 기차' 를 타고, '짚라인' 을 타고, '닭갈비' 를 먹자! 는게 계획의 전부였다.

용산에서 2층 기차를 탔고, 운이 좋아 예약도 안했지만, 짚라인도 탔고, 나와서 닭갈비도 먹었다. 그리고 배도 타고.


JUNGHYUN, P(@comodisimo)님이 게시한 동영상님,


매우 좋아보이지만 엄청 더웠다. 그리고 이젠 안가. 남이섬.



덕혜옹주도 봤다.

책을 안봐서- 그런건지, 영화를 본 느낌은 좀 아쉬웠다. 그냥 훑어버리는 느낌이었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큰 일들을 두 시간 안에 담아내기에 부족했을수도 있겠지만, 좀 아쉬운 느낌. 그런데 이상하게도 영화 끝 무렵에 감독이 허진호- 라는 화면에 '아..' 하고 수긍했다. 왜 그랬는진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역사도 많이 왜곡됐다고 했다. 정확한 역사를 잘 몰라서 그건 잘 모르겠지만, 실제 인물이나 사건을 다루는 영화는 좀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나처럼 정확하게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본 영화의 주인공이 실제 그러했을거라 믿어버리기 때문이다. 분명 영화 초기에 픽션이 있다는 안내가 나갔지만.



방에 드레스 룸- 을 맞췄다.

휴가 시작에 바로 주문했으면 다 정리하고 휴가가 끝났을텐데 늦게 주문하는 바람에 어제 부랴부랴 방 청소를 시작했다. 비싸게 주고 샀지만 이젠 입지 못하는 옷들도 정리했다. 서랍들도 많이 비웠다. 혹시- 하고 보관하던 것들을 이젠 소용 없을거라 굳게 마음을 먹고 버렸다. 마음도 몸도 짐도 다 가벼워져야지. 그럼에도 못버리는 것들도 있지만. 수요일에 온다던데 이번주는 내내 그거 정리하느랴 정신 없겠구만.



반지도 하나 샀다.

악세사리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꼭 검지나 엄지손가락에 반지를 하나 끼워보고 싶었다. 막상 가서 보니까 예쁜게 많았는데, 복싱을 하다보니 뭐가 튀어나온것도 좋지 않고, 큐빅이 자잘하게 박힌건 잘 떨어진다고 해서 결국 월계수 링 으로 가져왔다. 판매원이 하나씩 하나씩 늘려가는 재미로 사는거라고 그랬는데 뭐 제가 더 사겠습니까, 이거면 됐지.


JUNGHYUN, P(@comodisimo)님이 게시한 사진님,




소개팅도 했다.

소개팅이라고 하기 민망하지만, 아무튼 했다. 나보다 어린 사람이었다. 내가 몇 살인지도 모르고 나와서는 해맑게 나이를 물었다. 쭉- 그렇게 생각해왔다. 닮은 사람들이 만나 결혼하는거라고. 그 사람은 나와 아무것도 닮은게 없었다. 뒷모습을 보고 알았다. 그럼에도 해맑은건 보기 좋았다. 서른이 넘은 남자가 그렇게 깔깔대면서 웃는건 낯설지만 기분이 좋아지는 일이다. 나부터도 그렇게 잘 웃지 않으니까.

대부분 소개팅엔 남자가 와서 밥을 사는데 더 만날것도 아니고 밥을 얻어먹었다는 기분도 좋지 않을 것 같아 내가 사고 일어났다.


우리 엄마 아빠는 내가 무얼 하던 '니가 시집 갈 때가 되어서 그렇다' 고 그런다. 예를 들면


나 : 아 요새 입맛이 없어..

엄마: 니가 시집 갈 떄가 되어서 그래. 살 빠질라고.


나 : 조카들 태어나면 엄청 귀엽겠다.

엄마 : 니가 시집 갈 때가 되어서 애기도 귀엽다고 그러는거야.


나 : 저 그릇 예쁘지 않아?

엄마 : 니가 시집 갈 때가 되어서 그래.

휴... 아무튼 이 문제는 다른날 다른 일기에서 써봐야겠다.



아무튼 휴가가 끝났다. 어딜 가라고 해도 못갔을 날씨였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60829.  (0) 2016.08.29
160824.  (0) 2016.08.24
주말에 있었던 일_  (0) 2016.08.09
160715.  (0) 2016.07.15
160705. 자장자장  (0) 2016.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