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51130. 잃어버린것

comodisimo 2015. 12. 1. 00:34

붉은색 니트가 아무리 찾아도 며칠 째 보이지 않아 동네에 나타난다는 속옷 훔쳐가는 변태가 혹시.. 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코트가 걸려진 옷걸이 안에 있는걸 발견했다. 변태 아저씨 미안해. 너도 취향이 있었을텐데.
근데 진짜 왜 그런답니까? 뭘 느끼는거야. 그게 왜 갖고싶은거야? 소름끼쳐.

더불어- 지난번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마켓에서 샀던 물통이 맘에들어 매일매일 몸에 달고 다니는데 그게 없어져서 주말 내내 찾았었다. 이건 건반 의자 쿠션에 있더라. 넌 왜 거기 있었니.
이게 접혔다 펼 수 있고 BPA 프리 제품이라 뜨거운 물을 넣을 수 있어서 더 좋음. 뜨거운 물 넣으면 핫팩 같기도 하고 그래서.

뭘 잘 잃어버리지 않는 편인데 가끔 나도 황당할 정도로 다 잃어버린다. 예를들면 카드찍고 지하철 개찰구 통과하는데 카드를 리더기? 단말기? 위에 그냥 올려두고 온다던지, 지갑 찾는다고 손에 들고 있던 카디건을 난간에 걸어두고 그냥 간다던지.
다행히 이번엔 다 찾긴 했는데 요새 왜 이렇게 정신이 없는진 좀 궁금하다.

잃어버린 것들 중엔 기억에 남는 것들도 있지만 반면 잃어버렸는지 기억에도 없는 그런것도 있다.

만약 누군가 나를 잃어버렸다면 잃어버렸다는 기분에 뒤적거리고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다. 좀 부담스럽네 그건.

주말동안 내 필요를 무시하고 꼭꼭 숨어있던 니트와 물통에게 고맙다. 사실 별거 아니지만 내가 필요하건 아니건 어쨌든 있어줘서 고마워. 없었으면 아마 또 사버렸겠지만.

아델 새 앨범 너무 좋다. 친한 동생에게 그렇지 않냐고 물었더니 '아델 돼지' 라는 답변이 왔다. 내가 원하는 대답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원하지 않는 이야기를 나눠야 할 필요도 없는 것 같다. 또 한명으로부터 스스로 고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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