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번째 생일을 드디어 맞이했다.
엄마가 미역국과 생크림케익을 준비해주셨고
난 그냥 그게 있으면 괜찮다- 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게 있으면 됐지 뭘.
서른맞이 셀카.
덧니가 컴플렉스여서 활짝 웃으면서 찍는법은 없었는데
이젠 활짝 웃으면서 찍을 수 있게 됐다.
그냥 그걸로 만족스러운 스물아홉살이었다.
몇년째 어정쩡한 길이의 헤어스타일이지만,
이번엔 기필코 길러야지. 기필코 긴머리를 하겠습니다.
그런데 내가 요새 자꾸 커트머리를 검색한다며?
볼이 오동통하게 잘 올랐다.
가끔 자전거를 탔고, 가끔 도서관엘 갔다.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에도 갔고.
휴대폰의 음악을 부러 모두 지우고 새로운 음악들을 담았고
책을 부지런히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고
올해는 기필코 중국어 자격증 갱신을 해야겠다 마음 먹었다.
벌써 2년이나 되었네. 한국에 들어온지.
우리 오빠는 나더러 '베짱이' 라며-
그게 부러워 그러는건지 아님 비꼬는건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열심히 쉬고 있다.
두번다시 없을 휴식처럼 쉬어야지, 싶었는데
마치 여행을 온 듯, 그런 느낌으로 쉬어야지 싶었는데
생각보다 여행이 바쁘고 정신없고 혼란스럽다.
우리동네는 진짜 오래된 주택단지인데, 골목에 어울리지 않는 카페가 생겼다.
오늘을 그냥 보내기에 아쉬워 책을 들고 나갔는데
사장님이 내가 책을 다 읽을때까지 문을 열어두겠다고 하셨다.
하지만 난 시끄러워서 한시간만 읽다 나왔음.
사장님과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는 바람에 쿠폰에 도장이 두개나 찍혔고
사장님 음악 취향이 너무 힙합이라 어린왕자에 어울리지 않았다.
다음번엔 아메리카노를 마셔보고 마음에 들면 종종 들려야지.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다보니 욕심이 점점 생겨서
예를들면 경영이나 예술사, 미학, 뭐 이런 책들을 읽고싶어진다.
심지어 세계사책 이런것도-
물론 아무것도 고르지 않았지만
이젠 뭔가 뇌가 섹시해져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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