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추석에 있었던 일, 하나.
오빠랑 결혼할 언니랑 가족들이 모두 모여 점심식사를 했다. 처음 봤던 언니의 모습은 긴장을 많이한 사람처럼 조금 딱딱해서 비호감이라고 생각했는데, 두번째 세번째 보니 얼굴이 예쁜건 아니지만 지적이고 나름 쾌활한 부분이 있어 질리지 않고 사랑스러울 타입의 사람인 것 같았다. 말도 조리있게 참 잘하고.
2. 추석에 있었던 일, 둘.
가족들이랑 식사를 했음에도 언니가 따로 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밥 먹으러 또 나갔었다. 오빠는 부모님이 계시던 동생이 있던 개의치않고 언니를 보자마자 달려가 손을 꼭 잡아준다. 그게 얼마나 오랫동안 그렇게 할 수 있을진 몰라도, 삼십년 같이 살아오며 봐왔던 오빠의 모습은 아니어서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론 오빠가 그런 남자여서 참 다행이다 싶은 마음이 더 크게 들었다. 단단하게 쥐고있는 그 손을 보며 언니도 오빠도 참 복받았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3. 추석에 있었던 일, 셋.
육촌동생이랑 이종사촌동생이 시집을 간다고 선포했다. 이제 스물몇살밖에 안되는 애기들이 시집간다고 명절을 빌미삼아 남자친구들을 인사시키고 했나보다. 엄마가 집에 오시더니 '너 긴장해야겠다.' 라고 하시며 끝없이 놀리기 시작하신다. 아니, 결혼이란게 내가 하고싶다고 할 수 있는것도 아닌데 뭘 어떻게 긴장을 해야하나. 한두번 농담으로 듣고 웃다가 자꾸 그러시기에 짜증을 부렸더니 이젠 노처녀히스테리- 라고 하셨음. 아. 이런게 다름아닌 명절스트레스구나. 다음 명절부턴 집을 떠나야하나.
4. 추석에 있었던 일, 넷.
날씨가 꼭 여름같이 덥고 구름이 예뻐 사진을 많이 찍어뒀다. 예전엔 이마트에 있는 사진관에서 스캔 받았었는데, 한롤에 삼천원씩 하던게 지금 가보니 칠천원인가로 가격이 껑충뛰고, 이것들이 꼭 필름을 뒤집어서 스캔을 뜨는가, 집에 가져와서 열어보면 좌우가 바뀌어있는 경우가 허다하여 이번엔 다른곳으로 알아볼참이다. 서울시청쪽에 싸고 유명한 집이 있는 것 같던데 주중엔 꼭 가서 스캔을 받아봐야겠다.
4-1.
그 필름은 일년 전 이맘때의 필름이다. 그 시간들이 박제가 되어 그저 과거로만 기억되는것이, 또 애먼 기억을 되짚는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 미뤄뒀던것들인데.. 뭐 어때. 다 그렇게 사는거지. 근데.. '시발..' 이라고 하고싶다.
5. 최근에 보는 드라마 둘.
- 연애의 발견 :
주열매가 사랑스러워 보기 시작한 '로맨스가 필요해' 의 작가님이 쓰시는 드라마라고 들었다. 꽤 현실적으로 찌질한 드라마라고 생각하고 보고 있었는데, 오늘건 좀 비현실적인 느낌이 크다. 과연 눈 앞에 보여지는 그 수많은 오해거리- 들 앞에서 어쩜 그렇게 쿨한 사과를 할 수 있을까 싶은거다.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의지가 중요한거라고 했던가. 드라마에 몰입해서 재밌게 보다가 갑자기 뻥, 내쳐진 기분이다. 그런 상황에서 그런 의지가 발동이 된게 확실한거야?
- 괜찮아 사랑이야 :
조인성이 멋있어서 보는 드라마, 가 이유의 80프로지만 (이상하게 몰입이 안돼. 그냥 '조인성 우는연기 실감난다', '조인성 저러니까 진짜 환자같아', '조인성이 저렇게 웃고있으면 어떤 여자가 안넘어가냐' 계속 이런 생각을 하며 드라마 시청을 하게됨) 요샌 성동일 아저씨가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다. 캐릭터가 워낙 멋있기도 하지만, 요새 가끔 생각해보면 아저씨가 유머감각이 있으셔서 그렇지 참 카리스마 넘치고 연기 멋있게 하시는 분인걸 새삼 느끼게 된다. 드라마 볼 때 조인성보다 성동일 아저씨 나오는 장면에 가끔 더 설레기도 함.
6.
내일은 간송미술전 엘 갈 예정이다. 사람이 많지 않았으면 좋겠고, 짜장면이랑 김밥이 먹고싶을 예정이다. 다음주엔 정말 어디라도 다녀오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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