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람들이 언제까지 외국인이 한국말 잘 못한다고 웃는일에 흥미를 느낄진 모르겠지만, 내 기준에 적어도 티비에 나와 한국어로 대화가 가능한 정도면 실력이 엄청난 것 같은데, 발음 하나까지 트집잡아가며 웃음소재로 써야 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사람을 객관적인 기준이 아닌, 단지 한국어에 국한된 기준으로만 평가하다보니 늘 좀 모자라고 떨어져보이는- 우스운 사람처럼 느껴지는건 문제다. 그래서 다른 프로그램보다 '비정상회담' 은 참 괜찮은 프로그램이다. 물론 그들은 한국어도 모두 훌륭하지만 (진짜 타일러는 어떻게 저런 어휘를 구사할까 싶음) 나누는 주제 자체도 너무 코믹스럽지 않고, 각 나라의 상황에 맞추어 이야기하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그들의 대화 수준을 느껴볼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은, 잭슨 너무 놀리지마..
2.
가을 신발들을 몇켤레 꺼내면서 (신발장이 작아서 계절별로 신발을 정리합니다. 큰 집으로 이사가게 되면 엄청 큰 신발장을 갖고 싶어요.) TOMS의 신발들을 좋아했었는데, 이상하게 올해는 그게 그렇게 이상하고, 고무신같이 느껴져 신고 나가다가 다시 들어와 갈아신고 나갔다. 어느해에는 그게 참 좋다가도 또 어느해에는 이상할만큼 싫어지기도한다. 이렇게 변덕스러워. 그래서 자꾸 신발을 사지요. 암튼 그래서 어제 밖에 나갔다가 우연히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 또래 여자들의 발을 봤는데, 정말 거짓말같이 다들 탐스를 신고있었어. 음. 뭐지. 이상해. 그리고 그게 다 스팽글이었어. 음. 뭐지.
3.
컨디션이 좋질 않아 하루종일 거실에 길게 앉아 심야식당을 읽었다. 그런 식당이 있으면 진짜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뭘 주문해야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만화에 등장하는 요리들은 어떤 이유에서건 '사연있는' 요리들인데, 나는 음식에 대한 어떤 특별한 기억이 없는지, 매일 가도 매일 다른 음식들을 주문할 것 같다는 생각이. 암튼 지금가면 오이랑 깻잎이랑 참치랑 넣고 김밥 말아달라고 할 것 같아.
4.
요리- 라는 얘기를 하니, 제가 요새 요리를 몇가지 하기 시작했는데요- 사실 난 주방에 들어가기만 해도 등이 근질거리고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쭈뼛거렸었는데, 요샌 뭘 만들어볼까, 가끔 고민하기도 하고 만들어보기도 한다. 그래서 만들 수 있는 음식은 스파게티, 볶음밥, 김치찌개 정도였는데,(아! 며칠전엔 마약김밥도 했었음) 오늘 아침 계란국을 성공하는 바람에 한가지 레시피가 추가되었다. 심지어 내가 다싯물을 내서 끓였어! 새우젓이 어디있는지 찾질 못해 그걸 못넣어서 좀 아쉽긴해도 정말 맛있었다. 요샌 요리를 하려고 재료를 손질하면서 '이렇게 맛있는걸 넣는데 요리가 맛이 없으면 말이 안되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요리를 하는데, 그리고 나서 먹어보면 정말 맛있는 것 같어. 엄마 말씀이 이젠 주방에 있는게 어색하거나 불편해보이지 않는다고. 이히히. 엄마한테 나물 무치는 법을 말로 배웠는데, 이건 나중에 꼭 실습을 해봐야지, 이런 반찬 잘 만드는게 가장 중요함. 스파게티 나부랭이는 별로 어렵지 않아요 이젠.
5.
멜론 서비스를 중지시키고, 어떤 스트리밍 서비스를 써볼까, 고민하며 네이버뮤직, 방금그곡, 엠넷 이렇게 세가지 어플을 다운받아봤는데 엠넷은 너무 디자인이 조잡하고 복작해서 땡탈락. 네이버랑 다음의 방금그곡 중 골라보다가 대부분 휴대폰에 DCF 파일 같은걸 다운받아서 듣는데, 네이버는 다운받는 곡 수의 제한이 있고 방금그곡은 없는 것 같아 일단 방금그곡으로 결정을 했다. 멜론 기간이 끝나는대로 신나게 또 즐겨보겠습니다. 가을이니 재즈를 들어야지. 이건, 그러니까 Fly me to the moon 의 불어버전. 어차피 알아듣는 언어는 아니지만, 느낌이 영어버전보다 더 따뜻하다. 사실 이 곡은 어렸을 때, 그러니까 스물너댓정도에- 쓸쓸하거나 외로울 때 들었던 곡인데 이젠 정말 따뜻한 기분이 드는구나. 외로움을 덜 타게 된건지, 아님 그런것에 무뎌진건지, 아님 외롭지 않은건진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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