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回家

comodisimo 2016. 8. 31. 22:45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친구를 만났다. 이런저런 사연이 있었던 여행이었지만 무사히 돌아와서 반가웠고 또 서로 잘 지내다 온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무엇보다 가을날이었고 바람이 서늘해서 더더 좋았다.
아, 선물도 받았다. 스우시 모양과 '그냥 해' 라고 쓰인 휴대폰 케이스. 중국 다녀온 친구가 한국어로 적힌 선물을 하는 역발상.


아무튼 일 년 중 이렇게 좋은 날은 채 한 달이나 될까? 참 귀한 날씨다. 아끼는 친구가 돌아와 더 기분이 좋은 밤이 되겠다.

回家.
집으로 돌아오다.
돌아오다, 는 말에는 어떤 안도감이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상실- 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굳이 무얼 해야 하는 일상을 벗어나 겉만 핥아도 용납되는, 실수마저 (어느정도는) 이해받을 수 있는 짧은 시간 후에- 뿌리가 있다는 것. 너무 당연해서 나를 가라앉게 하는 것들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받아들이는 안도감.

봄에 도쿄 다녀온 후로 어디를 그렇게 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했었는데 막상 여행을 다녀와 한껏 밝아진 친구를 보니 나도 떠나고 싶어졌다. 떠나고 경험하는 것도 좋지만, 돌아왔다! 는 말의 안도감을 온 몸으로 느껴보고 싶어진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60911.  (0) 2016.09.11
160905.  (0) 2016.09.05
160829.  (0) 2016.08.29
160824.  (0) 2016.08.24
휴가였다  (0) 2016.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