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60824.

comodisimo 2016. 8. 24. 09:19

여름이 한번씩 지나갈 때 마다 몸에 나이테가 생기는 것 같다. 올 여름은 특히 너무 더워 그랬을까. 몸에 깊게 나이테가 생긴 기분이다.

하던 운동을 피곤하다고, 컨디션이 안좋다고 2주 못갔더니 3개월이 그새 끝이났다. 어제는 복싱장에 들러 개인용품을 조금 챙겨왔다. 그래도 글러브랑 운동화는 두고왔다. 9월에 다시 등록하겠다는 의지. 운동도 건강하자고 하는건데 요새같은 날씨는 그냥 가만히 있는것도 노동이다. 조금 서늘해지면 다시 시작해야겠다.


지하철 옆자리에 앉은 여자에게서 비누냄새가 났다. 흔히 청순한 사람- 에게서 비누향이 난다, 라는 표현을 쓰던데 이번의 비누향은 '나 비누로 씻었다!!!!!!!!!!!!!!!!!왜!!!!!!!!!!!!!!!!!!!!!!' 정도의 비누향이었다. 비누향이 그렇게도 강렬할 수 있나. 아님 그런 향수였을까. 그렇다 하더라도 흔한 느낌의 비누향이었는데. 근데 왜 난 이게 지금 궁금하냐.


'동주' 영화를 보고나서 윤동주 시인 시집을 한 권 샀다.




찬찬히 읽다가 이 시에서 멈췄다. 슬퍼하는 자는 영원히 슬플것이라니. 영화로 봤던 그의 삶이 기억에 밟힌다. 영화를 다시 보고 싶다.



갓세븐 콘서트엘 다녀왔다. 지난번엔 재범이가 아파서 못나왔었는데 이번엔 일곱명 다 나왔다. 지난번에 부르지 않았던것들도 많이 하고 해서 새로웠다.

뭐가 됐건, 내가 이렇게 아이돌 콘서트까지 다니게 될 줄은 몰랐는데 다니다보니 참 재미있는 일도 많이 생긴다. 예를들면- 일본인하고도 친구 먹고, 고등학생이랑도 친구먹고, 지방에 사는 20대 여자아이와도 친구를 먹었다. 그냥 살던대로 심심하게 살았으면 절대 모를 사람들이랑 관심사가 같다는 이유로 이토록 쉽게 친해지는건 놀라운 일이다. 그리고 뜻하지 않게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서 선물도 받았다. 세상에ㅋㅋㅋㅋ


잭슨이는 그 말투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성공이 뻔하고 가능한 길을 그것도 여러개 두고 새롭고 낯선 길로 들어온 것이 팬으로도 늘 마음이 쓰이지만, 본인은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하면서 울먹이는데 마음이 짠했다.

배우 박해일씨를 보면 그가 연예인으로 느껴지기보단 직업이 '배우' 인 '사람' 으로 느껴진다. (직접 만나보지 않아 그럴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들이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직업이 가수인 사람들.

아무튼 돌아오는 길엔 나도 행복했다.



밥을 사줬더니 과자를 나누어 주었다. 배고파서 다 먹었지만, 저 말차쿠키? 같은거 참 맛있더라. 엄청 진하고. 다음에 일본 놀러가면 까먹지 말고 꼭 사와야지.



조카들이 태어났다. 남자여자 쌍둥이가 한꺼번에 태어났는데 생김새가 놀랍도록 닮았고, 눈을 안떴을 땐 잘 몰랐지만, 막상 눈을 뜬걸 보니 정말 심장이 멎을만큼 귀엽게 생겼다. (물론 제 새끼들이라 그럴겁니다) 코도 오똑하고 입술도 도톰한데 눈도 큼직하다. 건강하고 바르고 착한 믿음의 아이들로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

오빠가 애기들 발바닥이라고 찍어서 보내줬는데, 보다가 울컥했다. 나도 저렇게 작은 애기였을 떄가 있었을텐데.. 벌써 이렇게 됐구나.



아무튼 앞으로 조카들을 잘 돌보라며 오빠가 가방을 사줬다. 이런거 안사줘도 잘 돌보겠지만, 이런것까지 사주니 또 더 잘 돌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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