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오래된 사진들_

comodisimo 2012. 3. 10. 02:03

스물한살때였나,
만나던 친구가 선물로 사준 FM2로,
뭘 알고 찍은것도 아니면서 참 많이 들고 다니면서
이것저것 많이 찍었더랬는데-
오랜만에 보니까 맘에 드는 사진이 꽤 있다.

오랜만에 사진들을 보니까 또 그때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더 예쁘게 기억난다.


이건 제천에 봄꽃, 벚꽃구경갔을 때.
봄볕에 조금 따뜻했어도 저녁되니까 좀 쌀쌀해져서
돌아올 땐 후드를 빌려서 입고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그 후드 어디있지? 빨고나면 옷감이 빳빳해서,
좀 낡긴 했어도 내가 참 좋아했었는데.

'봄 꽃이 언제 피나?' 라고 물어보면
'내 생일에!' 라고 얘기했었던게 기억난다.

특히 첫번째 사진은 빛이 예쁘게 담겨서 맘에 들어했던 것 같다.


이건 최근에 찾은 사진. 이 사진 때문에 포스팅을 결정했음.
언젠진 정확히 기억은 안나도-
인천 차이나 타운에 친구랑 놀러갔을 때 찍은 사진이다.
내가 이렇게 예쁜 사진을 찍었다니'ㅁ' 맙소사.ㅋㅋㅋ


이건, 그 친구랑 부산에 무박 3일 여행 갔을 때-
일요일 막차를 타고 내려가서 아무도 없는 태종대에서 찍은 사진.
가만히 사진 보고 있으면, 핀이 묘- 하게 나갔는데, 또 묘- 하게 맞았다.


이 사진도 꽤 맘에 든다.
여름에 바닷가로 물놀이 갔다 오는 길에 찍은 사진.
크- 이때 길 헤매였던거 생각하면 아직도 등에 식은땀나.


이 사진도 차이나타운.
이 날 포츈쿠키를 처음 부러뜨렸었다.
중국 빠오즈 먹으면서 '이게 뭔 맛이야!!!!' 했던것도_


친구들이랑 봉사활동격으로-
강화도에 있는 한 섬마을에 악기를 가르쳐주러
한달에 한번즈음 다녔더랬다.
아직 다리가 놓이지 않은 곳이라 늘 저렇게 배를 타야 했는데,
새벽같이 가다가 해가 뜨는 그 때 기분이 좋았다.


이건 북촌에 갔을 때.
북촌엔 처음 갔던건데_ 더운 여름이었는데도
너무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런 동네에 살고 싶다는 얘기도 수 없이 하고,
만약 여기서 만난 친구들이 서울에 놀러온다고 한다면
난 북촌엘 데려가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 쥐어주고
한참 떠들면서 산책하고 싶다.


친구의 이름의 뜻이 성경에 보니 '붉다' 라고 쓰여 있었다.
생일을 맞아 친구에게 새빨간 립스틱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피부가 또 하얗기도 하고, 당돌한 매력이 있는 애라서
정말 잘 어울릴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본인은 별로 원치 않아서 결국 아무 의미없는 핑크색을 사버렸다.


여기는- 낙산해수욕장.
너무 힘들었고 절망스러웠던 여름을 다 보낸 9월즈음,
친한 언니들이랑 이미 철 지난 바닷가를 갔었다.
전날 회에, 술에, 와인까지 진탕 마시고는
다음날 다들 뻗어있는 와중에, 해 뜨는거 본다고
혼자, 아무도 없는 바다에 가서 사진 찍었었다.


돈 없으면 손 발 고생합니다. 이렇게-
그래도 똑딱이로 찍은것 치고 나쁘지 않은데ㅎ


이건 거의 필름 사진 처음 찍을때즈음_
해 질 때즈음의 저런 하늘을 좋아했더래서 한창 저런 사진이 많았다.


인천공항.
항상 어디 나갈 땐, 혼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공항에서 어딜 갈 땐 들뜨기보다는 조금 우울해진다.

이젠 그런건 다 됐고, 그냥 저기 다시 밟고싶다.
빨리 여름아 와라!


여긴 성도 무후사 옆골목.
중국은 역시 밤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쌈지길.
이 사진도 정말 꽤 좋아했었는데.


이건 전시회 갔을 때_
무료 전시치고는 너무 좋았던 기억이 난다.
로뎅전시관, 이었던거 같기도 하고.


디카로 찍다보면 아무거나 아무생각없이 막 찍고나서
에잇, 하고 지워버리는경우가 많은데
필카는 신중하게 한장찍고 절대 지워지지 않는게 정말 좋다.
한국에 가면 사진기 들고 북촌엘 가고 싶다.
친구 만나 수다 떨면서 한참 걷다가,
인사동으로 내려와서 수제비 한그릇 먹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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