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31228. 그래서 요즘은-

comodisimo 2013. 12. 28. 21:19


크리스마스 이브 퇴근길.

출장 갈 준비하느랴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퇴근했었다.

사람들이 다 시내로 가느랴 그런지 집으로 가는 길이 한가해서 좋았다.



그래도 크리스마스에 출장 가라는게 어딨노!

한달에 한번씩 출장가다보니 이젠 짐 챙기는게 빨라졌다.

어느정도는 매번 캐리어에 싸놓고 있기도 하고 뭐.



하지만 짐 챙기다가 멘붕 왔다는 거-

중국어 어떻게 해야하지? 아오- 

나도 좀 고급회화 하고 싶다. 

내년은 기필코 반드시 준비해야지.



2년쯤 전에 크리스마스에 홍콩엘 가느랴 심천공항엘 갔었는데

이번에 갔다가 엄청 깜-짝 놀랐음.

새로 만든지 한달정도 됐다는데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그런데 국제선 들어올 때 보니까 국제선쪽엔 뭐 하나도 없음.

심지어 게이트도 없어서 버스타고 한참 나가서 계단타고 올라갔다는.



사람들이 여기서 사진을 많이 찍길래

아니 도대체 공항에 이런데가 어디있나 했다가 찾았다.

찰리, 덕분에 크리스마스가 외롭지 않았..

크리스마스라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크리스마스라 사람이 오히려 없어서 공항이 엄청 한가했다는 이야기-


출장은 즐겁지 않았다. 다만 호텔만 좋았을 뿐 

호텔 근처에 아무것도 없어서 진짜 나가서 뭐 먹을데가 없을정도.

중국 음식이 입에 잘 안맞는 분이 있어서

3박 4일동안 햄버거를 3번을 먹었다.




어지간해선 현지음식 먹는데 매일매일 한두끼씩 햄버거 먹다보니

한국음식이 너무 먹고 싶어서 인터넷까지 뒤져가며 찾았던 식당.

그냥 밥에 김치만 먹어도 너무너무 맛있었다.

내가 다시 심천엘 갈 일이 있을까 싶은데-

만약 다시 간다면 반드시 기필코 그 호텔은 안가.

호텔은 역시 번화가 근처에 있어야지 암암. 아우 죽을뻔했네. 지겨워서-



광저우보다 심천이 지하철이나 교통편이 더 불편한 것 같다.

환경은 더 깨끗한 기분은 있는데

택시도 너무 없고 지하철도 불편해서 혼났다.

광저우는 많이 가봤다고 또 길이 눈에 익던데..

내가 너무 시골에 있었나.



일 때문에 또 하루는 광저우에-

심천북역에서 광저우남역으로 가는 기차가 있대서

그걸 타볼까 했었는데 식당 아주머니께서 그게 아직 안다닌다 그러셔서

아침 새벽부터 일어나서 로후까지 갔다.

기차가 바로바로 다녀서 다행히 시간은 괜찮았다.


중국은 땅이 넓어 그런가 이동시간이 너무 길다.

기차라도 제때제때 있어줘서 너무 고맙... 



창가자리를 별로 안좋아하는데 오늘은 어쩌다 구석자리.

창가 옆에도 복도가 하나 있으면 진짜 좋을텐데.

어쩐지 이번 출장은 너무 힘들고 지쳐서

많이 예민해지고 짜증도 나고 그랬다.

나도 날 좀 컨트롤 할 수 있을만큼 정신이 강했으면 좋겠다.

그 계획은 일단 서른살로 미뤄둬야지.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버렸다.

마지막 이십대의 하루하루를 기록해두고 싶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흘려버렸다.


무뎌져서 그런지 마음이 무거운건지 가벼운건지

괜찮은건지 아닌건지 감각이 없다.

다만 즐겁지 않은 삶이지만 꾸준히 이어가고 있고

그게 괜찮은거라고 믿고 살아가고 있다.

아마 내년에도 그럴테고 또 그 다음에도 그럴테지만-

그리고 아마 난 후회도 끊임없이 할테지만.

가능하면 덜 후회하는 쪽으로 골라서 살아봐야겠다.


안녕 이십대, 출장과 함께 저무는구나. 흐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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