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630

170204.

지난주에 파주 헤이리랑 아울렛에 갔다가 퍼 머플러 두개랑 운동화 하나, 그리고 짧은 점퍼를 집어왔다. 도무지 추운건 참아지지 않는 사람이라 다른생명의 털로 연명하는 겨울을 보내고 있다. 빨리 겨울이 끝나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만. 운동화는 조던4였는데, 가격이 너무 좋은데 사이즈가 도무지 안보여 한치수 작은거라도 그냥 신을까, 하던 차에 친구님이 찾아주셨... 네, 이제 구두랑 로퍼만 살거라고 다짐했는데. 네. 뭐 그런거죠. JUNGHYUN,P(@xoxoxixixo)님이 게시한 사진님, 2017 1월 30 오전 6:14 PST 점퍼는, 몇년 전에 산 안타티카가 있긴 했지만, 그게 진짜 무릎까지 내려와서 따뜻하긴 하나 너무 거추장스러워서, 짧은 기장의 캐플러를 사왔다. 확실히 안타티카가 더 따뜻하고, 목..

일기 2017.02.04

친구가 왔다.

오랜만에 친구들이 한국에서 모였고, 근사한 식당을 예약했다가, 취소하고 근처 뼈다귀해장국집으로 장소를 옮겼다. 친구를 보는것만으로도 행복하지만, 그 친구들이 사랑하는 사람들까지 함께한 자리여서 더 행복했다. 그 사람들이 마음에 들었던건, 그 사람과 함께있는 내 친구가 행복해보여서- 였기 때문이다. 주절주절 긴 이야기 끝에, 나의 연애 이야기가 나왔고, 나는 연애세포가 죽었으니, '최' 씨 성을 가진 남자를 (왜..하필..) 만나라는 터무니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자리가 끝이났다. (그러고보니 최씨 성을 가진 남자를 만난 적은 없었네) 덕분에 미처 기억하고있지 않았던 지난 나의 사람들 이름이 나왔고, 사실 이제는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는 그들이 내가 진짜 사랑한다고 했던 사람이었나, 하는 의심이 들었다. 아니..

일기 2017.01.28

170122.

도깨비가 끝났다. 그냥 끝났다, 고 하기엔 좀 아쉽다. 진짜 손에 꼽히는 내 인생 드라마였으니. 뭐 하나 아쉬울것이 없었다. 좋아서, 좋지 않아서, 적당해서 참 좋았다. 도깨비. '에드워드 진' 이라는 작가의 책들은 동화를 읽는듯, 성경의 한 부분을 드라마틱하게 전개해 놓은 책들이 있다. 예전엔가, '신의 열애' 라는 책을 읽었고, 오랜만에 그 책이 다시 읽어보고 싶어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김에 에드워드 진의 책 세권을 빌려 읽었다. 그 중, '3호실의 죄수' 라는 책을 읽다가, '누구든지 나로 말미암아 실족하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는 성경에서 따온 구절에 마음이 콕 박힌다. 나는 늘 무언가를 변명하고 싶어한다. 그건 내 탓이 아니고 저 사람이 나를 힘들게 하기 때문이고, 그건 내 잘못이 아니..

일기 2017.01.22

새해다짐1

적어도 남 핑계는 대지 말아야지, 하는게 올 해를 살아가는 나의 목표이다. 다른 대단한것들은 지킬수도 없고 지켜지지도 않는다는걸 지겹도록 알았기 때문이다. 아직 습관이 남아서 걸핏하면 남에게 짜증이 나고 '그래서 뭘 어쩌라고?' 하는 생각이 떠나가질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 핑계는 대지 말아야지. 아휴 어렵다. 몸이 하도 여기저기 쑤시고 아파 병원엘 가보면 늘 자세가 좋지 않아 그렇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세가 좋지 않아 아프고, 아프다보니 근육을 제대로 쓰지 않아 아프고, 고치고 나면 아팠던 흔적이 남아 또 너무 조심하다보니 아프고. 최근 EMS 트레이닝을 시작했는데, 다이어트도 다이어트지만, 근육 밸런스나 바른 자세를 위해 운동해야 겠다는 생각이 더 든다. 자꾸 여기저기 아프다고 근육주사 맞는..

일기 2017.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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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다가온 기적같은 일을 감사해야 하지만, 꼭 그 순간에만 하나님이 함께 계신다고 믿지 않는다. 오히려 가장 처절하고 가장 바닥인 것 처럼 느껴지는 순간에, 아니 그런 긴 시간들에- 늘 함께 하실거라고 믿는다. 나에게, 내가 원한 기적이 다가오지 않았다고, 하나님이 내게서 멀리 계시지 않을것이다. 그러니까 지금과 같은, 기적같은건 내 삶에 도무지 없을 것 같은 긴- 삶의 시간안에. 분명 그러셔야 한다.

일기 2016.12.29

GOODBYE2016.

2016년이 끝나간다. 고작 사흘이 남았다. 2017년이 된다고 2016년과 뭐가 그렇게 달라지겠느냐, 하겠지만 또 그렇게 하루하루가 쌓여 나의 하루가 어느날, 아- 이만큼이나 와버렸구나. 하는 것. 그렇게 되겠지. 뭐. 해를 구분하여 마음가짐을 다르게 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해가 바뀐다는건 뭔가 계획하기 좋은 시점이기 때문에 올해를 돌아보고 내년을 생각해보자면. 몇 해- 계속 꾸준히 '아무 계획 없이 하루하루 사는 것' 이 나의 삶의 모토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책도 많이 읽었고, 영화는 띄엄띄엄 봤으며, 하고 싶었던 운동도 꽤 오래 했었다. (물론 살은 빠지지 않았고, 지금은 하고 있지 않지만) 친구들도 꽤 자주 만났고, 주말은 심심하지 않았다. 돈도 적지 않게 모았고, 또 적지 않게 썼다. 가족들에..

일기 2016.12.28

도깨비

천년을 기다려- 단 한 사람. 나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단 한 사람. 가장 큰 벌은 천년을 살며 지인들의 죽음을 어느 하나 잊지 못하고, 불멸의 삶을 사는것이 아니라, 나를 알아보는 단 한 사람을 드디어 만나, 오래오래 함께일 수 없다는 것. 예전에도 썼던 글이지만, 누군가가 나를 '알아본다' 라는건 엄청난 기적이다. 그래서 나와 사람들은 아마도- 그 한 사람을 찾기위해 평생을 허비하기도 하고, 그러다 드디어 그 사람을 만나게 되면 내가 가진 모든것들이 그 사람으로 인해 무의미해지기도 하고, 엄청난 의미가 생기기도 하는 것. 그 긴 시간을 기다려 왔다는 것 조차 잊을만큼. 우리에게 그 한 사람이 있기를 기대한다. 지금 누군가와 함께라면, 그 누군가가 너를 알아보는 단 한 사람이기를. 그리하여 이왕..

일기 2016.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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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주말만 되면 몸이 부서질 것 처럼 아프다.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를만큼. 오늘도 내내 그런 시간을 보내다가 내일이 문득 월요일이란 사실에 아쉬운 마음이 들어 이렇게 일기를 쓰기로 했다. 주말엔 오랜만에 '그' 친구를 만났다. 그전엔 그 친구를 만나고 나면 뭔가 텅- 비는 느낌이 들어서 돌아오는 길이 늘 쓸쓸했었는데, 언젠가부터 그런 마음이 들지 않게 됐다. 누가 변한건진 알 수 없다. 일년내내- 아니, 정확히는 4월즈음 다 읽었다가 끝에, 한 챕터를 남겨둔 책이 있었다. 오랜만에 그 책을 읽으니 책의 끝엔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에 두려워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사랑에 냉소적인 사람일수록 더 낭만적인 사랑을 기다릴 수 있다고. 그렇지만 현실이 그렇게 늘 낭만적이지 않으니 현실에 눈을 떠야..

일기 2016.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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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무뎌진다는게 가장 무서운 일이다. 스트레스 받을 때, 잠잠히 '그럴 수 있지요' 하는 사람을 동경해왔다. 나는 한번도 그렇게 침착하게 스트레스를 대응할 수 없었다. 그럴수도 있다니. 왜 내가 느끼는 분노의 감정이 저 사람들에게는 '그럴수도 있는' 일이 되는걸까. 난 성질이 고약한 사람인가. 한편으론 나도 그런 너그러운(?) 사람이 되고 싶었다. 방송 프로그램을 보다가, 채 10분도 보지 못하고 화가 나서 꺼버렸다. 무능한 상사는 '보고' 를 좋아한다 했던가. 그 긴박하고 기막힌 순간에 영상보고를 해야 한다고 하는, 아니 그 영상을 보고도 7시간이나 지나서 나타난 그 사람에 치가 떨린다. 국민의 목숨을 고작 그 정도로 생각했던 집권자라니. 그 사람들을 믿고 살아왔던건 아니지만, 정말 우리는 보호받지..

일기 2016.11.28

성격유형검사_

며칠전, 약식으로 MBTI 검사를 새로 했다. 20대에는 늘 'ENFP' 였는데, 이번엔 몇번을 다시해도 'INTJ'가 나왔다. (응? 거의 다 바뀌었네?) MBTI 검사하러 가기 신기하기도 했지만 또 읽다보면 끄덕이게 하는 느낌도 있어서 내가 많이 바뀌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INTJ는 완벽주의자로, 자신의 관심을 이끄는 대상을 개선하는 것에는 거의 끝없이 보이는 수용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로 하여금 이 고질적인 완벽함의 추구를 포기하게 하는 것은 자신들의 가지고 있는 실용주의의 경향이다. INTJ들은 “이게 정말 되는걸까?”하는 기준을 자신의 관심분야 연구로부터 통상적인 사회적인 기준들까지에 거의 무차별적으로 적용한다.따라서 그들은 비상하게 독립적인 정신을 지니게 되고 INTJ들로 하여금 권위,..

일기 2016.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