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630

131221. 아침일기_

1.음악을 하고 살 줄 알았다. 이렇게 음악을 소비하기만 하고 살 줄 몰랐지. 2.요샌 들국화의 '제발' 이 곡이 입에 붙어서아무 상황이서든 '제발 그만해둬' '나는 외로워' 가 나온다.아침 밥 먹다가도, 일 하다가도, 퇴근하면서도-묘한 음악이다. '제발' 3.꽃보다 누나 보다 김희애가 정말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다정하면서도 재치있고 여유롭고 배려깊고.그런건 따라하려 해도 따라할 수 없는건데참 멋진 사람이구나 싶었다. 그거랑은 별개로-나도 여행을 가고 싶다. 중국 말고 다른 나라로.동유럽도 좋고, 일본 온천도 좋으니-어디든 말이 안통하는 나라로 가고 싶다.그게 가장 두려운 일이지만 설레는 일이니까. 4.버나드 박 때문에 보이즈투맨을 다시 듣고 있다. 크, 이거 음원 안나오나?

일기 2013.12.21

131220. 비누

1.비누를 써서 세수를 하거나 손을 씻는게 좋다.돌돌돌, 손에 넣고 비누를 굴려 거품을 내고-그 거품에 좋은 향기가 나는 것도 참 좋다.폼클렌징보다 가벼운 거품으로 얼굴을 문지르는 것도 좋다. 2.유학을 결정하고 이것저것 사러 면세점엘 친구랑 들렀다가-비누를 고르는 나한테 친구는 미쳤냐고 했다.비누로 세수하는 사람이 어디있냐고.결국 폼클렌징 사서 쓰다가 버리고 비누를 사다가 세수를 했었더랬다. 밤에 세수를 하려고 비누를 돌돌 굴리면뭔가 끝났다는 안도감이 들기도 하고 수고했다는 느낌도 들고 위로가 되기도 했다.폼클렌징은 어쩐지 그런 느낌이 없다. 3.한참 까칠할 땐 내 비누를 누가 건드는게 그렇게 싫었다.그래서 누가 건들기만 하면 - 그게 가족이더라도그냥 바로 새 비누를 꺼내서 쓸 정도로. 내가 이토록 예..

일기 2013.12.21

131212. 찬바람에 길은 얼어붙고-

요즘은 내가 곰이 되었다는 소식- 맵시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다운재킷 입고 다니면서 어떻게 이 추위에 얇은 코트에 하이힐, 미니스커트를 입을 수 있나 난 매년 겨울마다 존경할 수 밖에 없음. 겨울맞이 양말을 몇켤레 샀는데 집에와서 보니 모두 스트라이프. 스트라이프 병이라도 걸린거야 뭐야. 춥다면서도 요샌 척테일러만 신고다닌다. 패딩부츠나 스노우조거라도 알아봐야하나. 아 근데 그런거 신고 출근해도 괜찮을까 모르겠네. 남자로 살아본 적이 없어 확신할 수 없지만- 남자로 태어났더라면 옷 입는건 좀 자유로웠을텐데. 눈이 왔더랬다. 눈이 오면서 천둥이 치는건 또 처음이었다. 지구가 멸망할 것 처럼 어두컴컴했었는데- 아무튼 오늘 아침은 찬바람에 길은 얼어 붙었다.

일기 2013.12.13

131211. 왜 슬픈 예감은_

1. 크리스마스는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아니, 덜 추운 남쪽나라에서. 왜 슬픈 예감은 틀린-적이- 없나. 요새 한달에 일주일은 타국 생활이다. 어쩌다 이런 떠돌이가 되었지. 2.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받았다. 시끄럽고 복잡해서 스타벅스 자주 안가는데 이번엔 어쩌다보니 모으기 시작해서 결국 친구한테 보내달래서 얻었음. 근데 난 이거 구성이 참 좋다. 쓰잘데기 없는게 없네. 올핸 끝까지 잘 써봐야지. 3. 가끔 말이 잘 안통하는 사람이 있다. 꼭 벽에다가 말하는 기분이랄까. 내 얘기에 못알아들었으니 다시 말해달라, 는건 짜증나지만 그래도 이해할 수 있는 일인데 내가 이렇게 얘기 하는데 아예 딴 소리 하는건 답답하고 짜증나서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아진다. 4. 며칠전 꿈을 꿨는데- 난 평소 그 사건에 대해 부..

일기 2013.12.11

131208. 사진일기_

아, 크리스마스지.오히려 교회 다니는 나보다 아닌 사람들이 더 기다리는 것 같다.어렸을 땐 크리스마스때마다 교회에서 연극하고 했었는데-요샌 너무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또 그렇게 지나가는게 차라리 맞지 싶기도 하고. 1차 송년회- 홍대.새로 오픈한 가게라고 와인이며 스테이크를 싸게 팔아서두시간을 푸지게 먹고 달달한 와인까지 한병 탈탈 털었다.난 촌스러운 사람이라 달지 않은 와인은 잘 못마심.술이고 간식이고 단 음식이 좋아. 요새 자주 사먹는 간식.견과류는 매일 어느정도씩 먹어주는게 좋다고 해서초콜렛이 먹고 싶거나 스트레스 받아 간식 먹고 싶을 때다른거 안먹고 견과류를 먹는 중.다른 편의점에선 못봤고 CU에 있습니다.근데 난 캐슈넛은 영 별로더라. 다른 견과류에 비해 너무 느끼한 것 ..

일기 2013.12.08

131207. 매일이 쉽지 않네,

1.마치 잘못을 말하기라도 하듯,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를 만나 최근 내 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웃음으로 해버렸다. 친구는 너무 모든걸 이해하려고, 웃으려고 애쓰지 말고 차라리 좀 울고 화를 내보는건 어떻겠느냐 했지만, 말 끝엔 나였어도 너처럼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거라며 날 이해해주었다. 와인 한병을 탈탈 비워내- 오랜만에 취기가 올라 살짝 열이 올랐는데바람이 제법 쌀쌀한게 오히려 시원해서 좋았다. 사람을 깊게 알고 지낸다는건 참 중요한 일이다.마음을 모두 기댈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다.나는 그 사람들이라면 내 마음을 모두 주고도 남을만큼-그렇게 더 오래오래, 깊이 사랑해야겠다. 2.혼자 시간을 보내는 일에 어색하지 않은편인데유독 그건 좀 어렵지 않나, 싶은걸 하나 꼽으라면-구내식당..

일기 2013.12.07

131201.D-30

1.출장에서 나를 괴롭히던 원인은 다름아닌 맹장염-이게 급성으로 오지 않아 다행이지급성으로 왔었으면 정말 중국에서 수술했을 뻔. 일단은 염증 수치가 많이 높지 않아약 먹고 염증이 가라앉는지 확인해보기로 했는데아무래도 많이 쉬어서 그런가 약을 먹어 그런가이젠 큰 통증은 사라진 것 같다.당분간 수술하지 않아도 될 듯.그러나 갑자기 배 아프면 가서 배 째야 한다며? 2.벌써 12월 첫 날.돌아보면 유난히 올해만큼은 계획 없이 보냈었다.되는대로 살아보자, 뭐 그런게 있었던 듯.사실 계획을 세운다고 잘 지키는 편도 아니지만-아무 계획도 세우지 않으니 세월이 너무 가버리는 것 같아서내년만큼은 서른을 맞이하는 새로운 기분으로계획을 세우고 체계적인(?) 삶을 살아봐야겠다. 오늘부터 차근차근 이십대를 정리하고-삼십살에 ..

일기 2013.12.01

광저우 출장일기_

광저우는 벌써 세번째. 처음 준비할 땐 긴장도 되고 그랬는데 몇번 다녀오니 어색하지도 긴장도 되지 않는다. 중국어를 고작 일년 반 배워놓고 이렇게 출장다니다니, 일본에서도 일년반쯤, 영어권 나라에서도 일년반쯤, 그리고 스페인어권 나라에서도, 불어권 나라에서도- 그만큼씩만 살다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 나 몇살되는거야? 도착하고 일정이 빡빡해 밥 시간을 놓치는 바람에 가판대에서 하나 산 빵이었는데 열자마자 곰팡이가 피어있는 사실. 역시 난 뽑기의 왕. 오예! 배도 별로 안고프고 해서 그냥 버렸는데 와 진짜 황당하고 어이없긴 하더라. 역시 중국이야. 그 빵이 원인은 아니었지만- 아무튼 배가 첫날부터 아프기 시작해서 엄청 애먹었다. 업체 사람들이랑 같이 밥 먹다가 시켜준 빠오즈. 너무 귀여워서 사진..

일기 2013.12.01

131128. 드디어-

드디어 한국. 비행기가 착지하는 쿵- 하는 소리에 이번같이 안도감이 들기는 또 처음이었다. 많이 아팠고 힘들었는데 공항에서 내 이름 부르는 아빠 소리에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 했다. 한국은 많이 춥다며 옷까지 챙겨들고 나온 엄마도 너무 반가웠고. 거짓말같이 집에 오니 좀 덜 아픈것도 같았다. 엄마가 끓여준 죽도 먹고 따뜻하게 배 깔고 누워서 차도 마시니 너무 좋다. 어제 못본 상속자들도 보고 새로나온 어반자카파 음악도 들었다. 겨울이구나, 싶었고- 이번 겨울도 또 어반자카파랑 같이 얼겠구나 싶었다. 요샌 하루랑 사랑이가 참 이쁘다. 그런 예쁜 딸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상속자들의 주인공들은 고등학생들인데 가만보면 나보다 더 노련하게 사랑을 한다. 부럽다기보단 징그럽달까. 아니 사실 부러워서 그래. 여러..

일기 2013.11.28

131326. 광저우 투병 출장

1. 평소 크게 아픈것보단 잔병치레가 잦은 편인데 출장 와서 완전 탈이 났다. 저녁 먹은게 좋지 않았는지 어제부터 쭉 좋지 않은 중. 어젯 밤 상황으로 봐선 오늘 꼼짝도 못할 만큼 아파야 정상인데 다행히 일정 소화하는데 큰 무리없이 지나갔다. 엄마는 맹장 터진거 아니냐며 호들갑이셨지만 뭐 여태껏 죽을 것 같지 않은거 보면 괜찮은거 아닌가 싶다. 덕분에 좋아하는 중국음식은 커녕 입맛이 싹 달아났네. 어휴. 2. 광저우는 아직 늦여름이다. 아님 초가을. 날씨가 퍽 맘에 든다. 좋은 남자를 광저우에서 만난다면 - 아니 그런 상상, 아니 기대같은건 안하는게 낫겠다. 중국 밥을 몇년을 먹어도 그런 사람 본 적이 없네. 3. 사실 지금 온 몸이 욱신거리고 아프다.열도 나고. 엄마가 너무 걱정할까 더 말도 못하겠고,..

일기 2013.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