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630

140806. 욕구불만

1. 명량, 마담프루스트의비밀정원. 이 두개는 봐야지. 혼자서 극장 잘 다니는 내가 영화를 놓치고 있다니. 절뚝거리지 않고 내 머리가 시키는 대로 몸이 움직이려면 얼마나 걸릴까- 2. 팝콘, 마마스 치즈 파니니, 몬테크리스토, 초밥(들), 그린티프라푸치노. 먹고싶다. 극장에서 갓 튀겨낸 팝콘이 먹고싶다. 큰걸로 하나사서 런타임 두시간반.. 까진 참을 수 있으니 그런거 하나 보면 진짜 좋겠다. 아. 왜 미련하게 자꾸 먹고싶은것들만 떠오르는지. 3. 괜찮아 사랑이야- 를 보고 있으면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데 이게 느낌이 묘하다. 막 엄청 사건이 있어서 정신 없이 시간이 가는 느낌이 아니고 오늘 뭔 내용이었어? 하는 순간 끝이나는 그런 느낌. 하루를 한 회에 천천히 옮겨담는 느낌. 그러니깐 재밌진 않은데 집중..

일기 2014.08.07

140805. 불편함 참기

1.여름이면 잠이 안와서 늘 고생이었다.물론 여름이 그런거지만-다리가 불편한채로 시작한 여름이었기 때문에더 불편하기 전에 잠이나 자버리자, 식으로-삶의 패턴이 변경되는 바람에요샌 아주 잠을 잘 잔다. 꿈은 여전히 좀 꾸지만. 2.대신 입맛이 조금 실종됐는데-이것의 원인은 역시 다리가 불편하기 때문에내가 먹고싶은걸 먹지 못하고늘상 '주는대로' '대강 때우기' 가 되었기 때문. 내가 먹고싶은건 새우장, 생새우초밥, 미트볼 스파게티(이건 진짜 의외임)오징어먹물 빠에야, 햄버그 스테이크, 맥주, 나초- 그러니까 즉, 엄마는 만들어줄 수 없는 음식들. 3.그래서 요샌 액체- 로 식사를 대신하는 때가 많은데바나나랑 검정콩, 아몬드를 넣어 우유에 갈아먹는다던지블루베리랑 우유랑 바나나를 넣어 우유에 갈아먹는다던지,아님..

일기 2014.08.05

140801. 깁스 푼 날

드디어 깁스 푸는 날!깁스를 풀 때 동그란 전기톱으로 자르는데그게 꽤 공포스러울거라며 여러사람들이 하도 말을 많이 해줘서다행히 쫄지 않고 (심지어 간지러워하며) 풀었다.깁스를 풀고 첫 발을 내딛을 땐 꼭 다리가 없어진 기분이었다. 한달만에 신발에 발을 넣으니 꼭 다른사람 발 같다.걸을때마다 발 뒤꿈치가 찌릿찌릿한것이아직 목발 없인 제대로 걷기도 힘들고오히려 통깁스 때 보다 (적응이 안되서 그런지) 더 무겁고 아프다. 다리에 멍은 아직도 남아있고무릎에 흉터는 어쩐일인지 만져도 느낌이 나질 않는다.다른사람 살 만지는 그런 기분이 드는데이게 왜 그런건지 알 수가 없네? 암튼 통깁스는 풀고 교정기로 바꾸고 90도까지 연습중.천천히 일어나서 걷는것도 연습중.다행히 많이 티가 나진 않게 종아리랑 허벅지 근육도 빠졌..

일기 2014.08.02

D-1. 사건의 전말

1. 아침부터 실실 웃음이 나온다. 인터넷으로 싸게 구입한 중고 다리교정기도 집에 도착. 같이 거즈타이즈(?) 같은것도 보내줬다. 2. 발단은 새로 산 암밴드 효과 검증 이었다. 그 날 난 자전거를 탈만한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암밴드가 도착하는 바람에 잠깐 타고 와야지- 였고, 원래는 집 근처 작은 공원으로 가려 했던것이 자전거 열쇠고리 사려고 철물점에 갔다가 문이 닫히고 거기까지 나간김에 가자- 했던게 원인. 그날 모두가 날 말리고 싶어했던게 분명했는데. 3. 얼굴(인중, 콧등, 미간) 과 눈 밑, 턱이 아스팔트에 긁혔고 어깨 팔뚝 양쪽 무릎에 깊은 상처- 그리고 양쪽 정강이에 타박상- 정도인 것 같았고 흉터가 꽤 깊어 흉터치료를 해야겠다 싶어 응급실로 간거였는데 점점 왼쪽 무릎 움직일 수 없을만큼 통..

일기 2014.08.01

D-3. 사진일기

얼굴에 흉터가 남았다. 아직은 세수하고 나면 인중이랑 콧등이랑 미간이 붉게 변한다. 처음엔 입술 없어지는 줄 알고 얼마나 쫄았는데. 이만하길 천만다행이야. 다만 한달사이 너무 초췌해진건 이루 말 할 수 없음. ㅠㅠ 근데 진짜 얼굴 왜 저러지. 너무 못생겨서 큰일이네. 하이고. 새언니가 될지도 모르는 언니가 파주까지 가서 사온 케익. 요새 디데이로 기다리고 있는 날은 바로 깁스푸는 날! 두둥! 이번주 금요일에 풀어요. 으히 너무 신나. 뭐 물론 바로 걸을 수 없을거고 물리치료도 해야하고 목발도 써야하겠지만 이 청록색 다리만 아니면 참 좋겠다. 엄마 도움 안받고 샤워 좀 하게. 우리집이 복층 구조고 내 방이 2층에 있어서 사고 난 이후로 방에 갈 수가 없어 맨날 거실 죽순이로 살고 엄마 아빠 침대 쓰고 있는..

일기 2014.07.29

D-5. 감금

아침에 잠이 오질 않아 일찍부터 일어나 어슬렁거리다 문득 오른쪽 겨드랑이를 칼로 후비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목발 사용에 문제가 있었던 듯. 만질수도 없이 아파 오늘은 거실에 길게 누워 내내 잠만 잤다.위로가 될만한것들은 늘 필요하다. 좋은 음악이라던지 음식이라던지 불현듯 떠나는 여행이라던지 아님 시원한 바람같은거라도. 그러니까 보상이 없는 삶은 누구든 살아내기 어려운 것 아닐까. 오늘 내 위로는 무도였다. 작가님 춤 보다 미친듯 웃었네. 슈퍼맨이 돌아왔다 를 시청하면서 우리 아빠의 단골멘트는 1. 넌 어렸을 때 진짜 똑똑했는데 2. 어렸을 땐 진짜 성격 좋았는데 음. 아빠 그럼 난 지금 멍청하고 성격도 별로인거야? WHO IS NEXT 를 다 보고 WINNER TV까지 정주행 완료. 남태현이..

일기 2014.07.26

D-8

1. 오랜만에 공부를 해보겠다고 책을 펴고 앉았는데 너무 불편하다. 의자에 앉기도 힘들고 바닥에 앉아서 책을 보자니 목이 아프고. 아 공부하지 말라는 계시인가 싶다. 2. 쇼미더머니- 보다가 바비의 눈웃음에 홀려 WHO IS NEXT를 보게됐는데 암만봐도 B팀 애들이 참 잘해. 근데 정은 A팀이 가고. 방송 끝나고 일년이나 지나서야 앨범이 나오는데에는 이유가 있지- 싶은 생각이. 그래도 나오면 나같은 누나들이 또 예뻐라하겠지. 두 팀 다 데뷔해. 특히 바비야. 3. RACHAEL YAMAGATA를 아침부터 듣고있다. 어쩜 이 여자는 목소리가 이토록 서늘할까. 4. 그런걸 객기 라고 해야하나 아님 자존심 이라고 해야하나 아님 관심병 이라고 해야하나. 뭔진 모르겠으나 모를때 모르는걸 인정하고 배움을 뒤로 늦..

일기 2014.07.24

D-11

1.D-11 2.오빠의 여자친구가 인사왔다.오빠가 여자를 집에 데리고 온건 처음있는 일이다.오빠가 그간 몇명의 여자를 만났는지는 모르지만이 여자가 마지막이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 같다. 3.가끔 가족들은 집에 중요한 문제가 생겼을 때,내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난 그냥 집 막내딸일 뿐인데-사소한 결정을 하시더라도 내 의견이 무시되는 경우가 없는것이다.오히려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듯. 중요한건,난 가족 모두에게 어떠한 의견- 을 설득시킬 수 있지만가족 누구도 나에게 어떠한 의견으로 설득시키진 못한다. 그래서 내가 스스로 결정한 것들이 이렇게 후회로 남는가 싶다. 4.이건 내 로망이기도 한데-겨울즈음에 합창교향곡을 들으러 가보고 싶다. 또 이렇게 겨울을 기다리는 이유를 만들어뒀음.

일기 2014.07.21

140715. 부끄러운 일기_

자꾸 절망적인 이야기만 쏟아내게 될까봐 가능한 아무말도 하지 않고 싶지만, 역시 내가 솔직해져도 된다고 믿는곳은 여기뿐이니. 1.다리 불편한거야 그러려니, 하고 또- 내가 잘못타서 그런거라 어쩔수없다, 고 생각하면참을수도 있을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가 않다.이렇게 작은 불행 앞에서도 난 늘 '왜 나야!' 하게 되는걸보면아직 세상에 덜 당했다거나 아님-여전히 이기적으로 사는걸지도 모르겠다. 2.요새 자꾸 '떠나는' 꿈을 꾸게 된다.한번은 미국을, 한번은 마카오를, 한번은 군대를-떠나고 싶은건지 떠나야 하는건지 모르겠으나어쨌든 이 다리로는 마트에 가는것도 무리니떠나고 싶은 열망- 정도로 해석해야겠다. 3.엄마의 추천으로 '잔느 귀용(Jeanne Guyon)' 의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아직 나는 마음이 이렇게 ..

일기 2014.07.16

140714. 2주째_

1.다리 다친지 벌써 보름이 지났고-뼈에 금이 갔으며 후방십자인대가 뒤로 5mm 밀렸다고 한다.뼈가 부러지지 않았으면 인대가 더 심하게 다쳤을거라고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 하셨다.이게 다행인건지 나는 잘 모르겠다. 후방십자인대라니- 그게 대체 다리 어디에 있던건데 이제서야 정체를 드러낸거야. 퉁퉁 부은 무릎에서 주사로 물을 어마어마하게 빼냈고반깁스 하던건 통깁스로 바꿨다.이렇게 일단 한달을 해야 한다고 했고-경과가 좋지 않으면 수술을 해야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2.한여름에 다리에 이런 보호장비를 두르고 있으려니덥기도 덥지만 간지럽기가 이루 말 할 수 없다.평소 피부가 예민해 파스도 못 붙이는데-떼지도 못하는 이런 뚱뚱하고 딱딱한걸 해놓는 바람에 미칠지경.그러니까 차라리 허벅지가 가렵거나 발바닥이 가렵다면..

일기 2014.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