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음성을 녹음해둔 파일이 몇개가 있다. 오랜만에 듣다가 할아버지가 가족들에게 조언 - 유언 이라 해야할까 - 을 하시는 대목이 나오는데 누구는 뭐 이러니까 앞으로는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뭐 이런 내용. 내 차례가 되자 할아버지는 '우리 손녀는 걱정 하나도 없어' 라고 하시고 웃으셨다. 병원에서도 몇번이고 '우리 손녀는 걱정 하나도 안된다' 시며 같은 병실 사람들에게 날 자랑하셨더랬다. 난 내가 이렇게 걱정스럽고 사는게 때로는 무섭고 겁이나서 뭘 어떻게 해야 좋을지 전혀 모를때가 허다한데, 왜 할아버지는 내 걱정을 하나도 안해주셨을까. 정말 날 믿어주셨던걸까 모르겠네. 이 얘기를 저녁식사시간에 엄마한테 했더니 엄마 역시 나도 네가 조금도 걱정되지 않는다시며 뭘 당연한걸 고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