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630

130707. 사라지는_

몇년동안 마음속으로만 생각했던 그 얘기들을 오늘 아무렇지도 않게 해버렸다. 난 쭉 감정이 미성숙하다고. 그리고 넌 늘 '왔다가 사라져버리는 사람' 같은 존재라서 어느순간부터- 너랑 연락이 되고나면 '곧 떠나겠지' 라는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된다고. 그래서 더 가까워지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고. 넌 '이게 무슨 소린가' 하는 표정으로 날 보다가 '그거 꽤 괜찮은 것 같다' 라고 웃었다. 내가 널 그렇게 이해하기까지 내 상실감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안했지만 어쩐지 니가 맘에 들어하는 것 같아보여 섭섭했다. 그리고 이번만큼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 또한 못했다. 만약 지금 이러다 또 니가 사라져버리면 언제쯤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때 우리는 무슨 말들을 할 수 있을까

일기 2013.07.07

130630. 존재의 가치_

1.오늘도 내가 살아있었다. 2.멀리 나가겠다고 다짐하고선 날씨에 지는 바람에 또 동네 카페 신세.난 혼자서도 꽤 잘 놀아 다행이다. 암튼 오늘은 속옷도 한 세트 사고(근데 역시 핏이 맘에 안들어)주황빛 나는 틴트도 하나 사고커피 마시면서 하루키 책 다 보고 들어왔다. 아빠 어디가, 랑 런닝맨은 챙겨봤지. 결국 3.양 사나이의 세계에 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서 제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는거죠? - 도서관 기담, 무라카미 하루키. 누군가의 삶에 내가 큰 가치로 남아있지 않는다고 해서내 존재 가치에 의문을 가질 필요는 없다.그냥 조금씩 아프면서 크는거지- 4.2013년, 29.6세도 오늘로 끝.이제 정말 서른을 보며 달려가는구나.무엇에 희망을 두고 살아야 허무하지 않을까.

일기 2013.06.30

130629. 내가 살아있었다, 오늘_

1. 오늘 내가 살아있었다. 2. 누구에게 어떤 기대도, 상상도- 그런게 없는 삶은 무료하지만 상처받는 일은 덜하다. 내 삶에 대한 기대나 상상은 필요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불필요한 기대나 상상은 오히려 나를 더 가두고 어렵게 만든다는걸 오랜만에 다시 깨닫게 된 좋은 시간들이었다. 이것 역시 내 생각이지만. 길- 게 보고 천천히 걷는 걸음은 더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줄거라 믿는다. 3. 그러니까 '함께' 가 될 수도 있겠구나, 라고 기대하고 상상했는데 그 기대와 상상 끝에 혼자 남았다는 얘기. 처음엔 속상하고 기분도 나쁠뻔 했는데 생각해보니 덕분에 고민스러운 부분이 해결됐고 좀 여유로운 마음마저 생긴 것 같다. 그래, 사실 난 뭐든 그렇게 나쁠건 없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게 가장 나쁘다고도 생각하고. 4...

일기 2013.06.30

130628.

1.에스티로더 파운데이션은 어메이징하다.가격은 사실 좀 비싼편이지만 커버나 지속력이 정말 대단하고소량을 발라도 얼굴에 넉넉하게 덮힌다. 암튼 시세이도 선크림 이후이렇게 마음에 드는 화장품은 처음 발견했다.이것도 비행기 탈 일 있음 미리미리 사야겠다. 그리고 같이 산 토너도 꽤 좋다.확 뒤집어졌던 얼굴이 요새 괜찮아졌는데그게 새로 산 토너 때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여튼 너무 가벼워 날아가지 않아서 좋다. 에스티로더는 처음인가 싶은데화장품들이 너무너무 마음에 든다. 2.꽃같던 봄이 지나고 나니로맨스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여름이 왔다. 3.이별계약 (2013) A Wedding Invitation 7.4감독오기환출연백백하, 펑위옌, 오패자, 장경부, 임미수정보로맨스/멜로 | 한국, 중국 | 104 분 | 2..

일기 2013.06.29

사진일기_

목 엄마 아빠가 이모님 댁에 간 틈을 타할머니랑 저녁으로 먹은 피자.다음날 난 할머니한테 '쌍X' 이란 욕을 먹었.. 사실 그날 아침에 늦장부리는 바람에 아침을 못먹고 출근했는데다음날 엄마 보자마자 '나 어제 아침도 못먹었어' 라고 했던게 화근.엄마 없다고 밥도 안먹어놓고 엄마한테 이른다며할머니가 걸지게 욕 한판 해주셨다.피자 실컷 드셔놓고 쌍X이라니!나 태어나 그런 욕은 처음 들어봤다.ㅋㅋㅋㅋ아오 할머니 쫌ㅋㅋㅋ 금 친구가 바다 사진을 보내줬고-나는 서울을 가로지르고 있었다.도시에 있는 나는 늘 바다를 가고싶어하고그 친구는 바다가 뭐 별건가, 하고 시큰둥하게 얘기한다.그런 간격이 있다는게 좋다. 참 다행이야, 라는 말을 여러번 했다.정말 참 다행이야. 카페 몽소오랜만에 홍대에 가서 가라아게랑 맥주랑 먹..

일기 2013.06.24

130620. 아무것도 상상하지 않는_

1. 아무것도 상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일주일이 벌써 후반부에 다다랐다. 아무것도 달라진 일은 없었지만- 마음이 꽤 차분해졌고 불안하거나 화가나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꽤 만족이다. 내 마음을 나도 모르는데 니 마음을 알 수 있나. 섵부르게 내 생각대로 생각해버렸다가 혼자 마음대로 상처받는 멍청한 짓은 그만두려고. 난 쿨하지 못해서 뜨거운 여잔데- 자기 감정에 솔직한게 왜 미안할 짓일까. 2. 그렇게 반짝, 왔다가 가버릴걸 안다. 16년 전에도, 12년 전에도, 7년 전에도 그랬었다. 그래서 아직도 널 잘 모르겠다. 너에대해 아는게 없고 기억나는게 없다. 그냥 어느순간 사라져버릴 사람이라는 것 밖에. 깊이 마음을 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여러번 반복된 상처에 대한 대안. 아무것도 상상하지 않으려고 했지..

일기 2013.06.20

130616. 슬펐던 주말의 일기_

1. 휴가랍시고 사람많은데 끼어서 노는거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올 여름은 동해를 좀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바다도 좀 보고 그림도 좀 그려보고 허드렛일도 하고 저녁엔 바다에 앉아 새우깡에 맥주도 마셔보고- 그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 그런건 뭐 어떻게 되더라도 올해는 정말 좀 떠나볼까 싶다. 2. 마음의 평정을 얻기까지 꽤 긴 날들이 필요로 했는데 그게 깨지는데에는 단 몇초도 걸리지 않는다. 난 다시 평정을 찾기위해 애쓰고 있다. 내가 이런일 때문에 애쓴다는게 너무 슬프다. 3. 주말엔 소개팅을 했었는데 정말 상상도 못할만한 사람을 만났더랬다. 와, 정말 상상도 못해봤던 그런 사람. 어디서 만났더라면 말도 안걸어봤을 그런 사람- 그런 사람과 장장 한시간을 체면을 위해 앉아있다가 급하게 도망치..

일기 2013.06.16

니 속에도 니가 너무나 많아_

한동안은 아이크림을 바르며 그렇게 울었었다. 그 땐 음악이 조금만 슬퍼도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었고 앞 길이 캄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더랬다. 중요한걸 잃고나면 마음이 늘 그모양이다. 오늘 마음을 굳게 먹고 또 다시 아이크림을 바르는데 가슴이 먹먹하다. 울진 않았지만 조금 울고 싶다. 그래도 천만다행으로 많은것들을 쌓아두질 않았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위로. 다른사람 얘기 들어주는것도 좋아하지만 내 얘기를 조곤조곤 잘 들어주는 사람도 필요하고 가지고 싶다. 전문적인 리액션이 필요한게 아니라 그냥 경청. 그게 없다. 너도 또 너한테 너는 있는데 나는 없다. 니 속엔 니가 너무나 많아 나의 쉴 곳이 없다. 아무튼 울지는 않아야지 싶다.

일기 2013.06.15

130614. 지하철에서 쓰는 일기

1. 불금을 사무실에서 보냈다. 좀 힘들긴 해도 요샌 내가 조금씩 늘어가는게 느껴져서 즐겁다. 다만 그게 생활까지 이어지진 않고 늘 일 하는데에서만 만족을 느낀다는건 문제다. 집에가서 오만가지 짜증을 다 부리고 철퍼덕 누우면 내가 왜 사나 싶은 이 현상은 늘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좋아지겠지. 그래도 2. 지난주 이맘땐 만나자는 얘기가 없는 니가 그렇게 밉고 기다려지고 화가났었는데 이번주엔 좀 덜하다. 아무래도 주말에 다른 약속들이 잡혀있어서 그렇겠지만. 근데 이번주도 못보고 다음주도 못보면 뭐 이젠 끝이란 얘기로 되는건가 싶다. 난 아직 그러긴 싫은데. 3. 내일 만나기로 한 사람은 꼼꼼한 사람인 것 같다. 시간과 장소와 일정을 체계적으로 짜고 움직이려고 그런다. 난 그렇지 못한 성격인데 이 사람은 어..

일기 2013.06.14

자주 쓰는 RANDO 일기

봄이 가기 전에 보고 싶었던 '호랑이와 눈' 또 못보고 봄도 보내버렸다. 넌 같이 봐줄것처럼 하더니. 흥, 내년엔 두번 세번 볼꺼다. 벚꽃 날릴 때- 기분이 좀 안좋은 그런 날은 단 음식이 그렇게 먹고 싶다. 그런 요즘 발견한 좋은 초콜렛! 지하철역에 있는 편의점에서 파는건데 MACADAMIA 라고 씌여있다. 안에 견과류같은게 - 혹시 저 마카다미아가 견과류인가.. - 있고 겉은 초코가루(?) 같은게 뿌려져있어서 그냥 '나 달아' 하는 초콜렛 같은 맛이 아니고 '음- 나 달지?' 하는 느낌이다. - 저게 뭔 소리래. 암튼 저거 큰 봉지 사놓으면 내 살들에겐 재앙이겠지만 어디서든 눈에 띄면 아마 살 것 같다. 김주원이랑 길라임이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얘기 할 때부터 저 책을 다시 읽어보고 싶다. 라고 생..

일기 2013.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