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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태어나면서 주어진 것' 에 대해서는 바꿀 수가 없어. 하지만 '주어진 것을 이용하는 방법' 에 대해서는 내 힘으로 바꿀 수가 있네. 따라서 '바꿀 수 없는 것' 에 주목하지 말고, '바꿀 수 있는 것' 에 주목하란 말이지.타인을 '행위' 의 차원에서 보고 있네. 즉 그 사람이 '무엇을 했는가' 하는 차원에서만 말이지. 그런 관점으로 생각하면 자리에 누워만 있는 노인은 주변 사람에게 폐만 끼치고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몰라. 하지만 타인을 '행위' 의 차원이 아닌 '존재' 의 차원에서 살펴야지. 타인이 '무엇을 했는가' 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존재하는 그 자체를 기뻐하고 감사해야 하는 걸세.만약 자네가 칭찬을 받고 기쁨을 느낀다면, 그것은 수직관계에 종속되어 있으며 '나는 능력이..

독서 2015.11.12

151110. 횡설수설

​ 예전이면 절대 고르지도 않았을법한 레드. 이건 붉다- 보다 더 환한 붉음. 이날은 블루. 머리는 산발. 필터를 많이써서 누군지 모르겠다. 새로 산 립스틱 색이 참 맘에 든다. 점점 입술만 붉어지는 거 같어. 머리카락이 많이 길었다. 기른답시고 방치한지 꽤 되었다. 자를까 말까를 아침마다 고민하지만 어쨌든 버틴다. 이번엔 자를 때 정말 정말 짧게 자를거다. 언제가 될런진 몰라도. 며칠 전 퇴근길 지하철에서 한 커플이 내 앞에 있었는데 남자가 여자의 머리카락 냄새를 맡고 머리카락에 뽀뽀를 하고 쓸어넘기고 야단이 났다. 저러다 머리카락이 전부 다 확 엉켜버렸으면 좋겠다- 고 생각했다.ㅋㅋㅋㅋㅋ 참 좋을때지. 내일은 이마트에 가서 맛있는 티백을 좀 골라봐야겠다. 요새 물을 하루에 2리터씩 마시고 있는데 사실..

일기 2015.11.10

151109. 매일 조금씩

아침에 일어나 샘 스미스를 종일 들었다. 또 들어도 좋고 다시 들어도 좋고 새로 들어도 좋고. 오늘은 어제 생각했던 1번 스타일의 옷을 입었다. 힐은 아니었지만. 근데 난 이상하게 옷 입을 때 남자들 옷 입은걸 많이 참고하는 편이다. 오빠가 있어서 그럴수도 있지만. 그래서 자꾸 니트를 사는걸까요 제가? 키도 그렇게 큰 편은 아닌데 자꾸 롱코트를 입는다. 그게 펄럭일 때, 무릎까지 감쌀 때, 기분이 좋다. 내가 그 안에 숨어있는 기분도 좋고. 아까 퇴근하는데 지하철에 사람이 엄청 붐비던 와중에 갑자기 옆에 서 있는 남자의 팔뚝을 손잡이처럼 잡을뻔했다. 아니 솔직히 잡고 싶었는지도 모르겠고. 다행히 아직 이성의 끈을 놓지 않고 살고 있어서. 인생이 시궁창 같을 땐 욥기를 읽는다. 왜 그러고 싶은진 모르겠지만..

일기 2015.11.09

151108. 3번만에 완성한 일기_

주말에 두번이나 포스팅을 휴대폰으로 했으나 두번 다 날라가는 바람에 일요일 밤. 괜히 오기가 생겨 노트북까지 꺼냈다. 사실 그렇게까지 해야 할 말이 있는건 아니지만. 사람마다 퍼스널 컬러- 라는게 있다고 하고 또 웜톤, 쿨톤 이란게 있다고 할 때, 그게 뭔 개소린가 했었는데 생각해보면 정말 그런게 있는 것 같긴 하다. 특히 웜톤/쿨톤의 경우 그건 정말 뭔 소리냐! 고 했는데 핑크색 립스틱도 베이비핑크나 딸기우유 립스틱이나 옅은 코랄 같은 립스틱을 바르면 그렇게 환자같아 보일 수가 없다. 반면 오키드나 핫핑크, 아니면 그거보다 붉은 색들은 화사해보이고 건강해보인다. 옷도 파스텔톤보다 원색계열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고. 그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딴 소리지만 자기 전에 내일 뭘 입어야 할지 정해두지 않으면 ..

일기 2015.11.08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라틴어에서 파생된 언어에서 동정이라는 단어는 타인의 고통을 차마 차가운 심장으로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달리 말해 고통스러워하는 이와 공감한다는 뜻이다. 거의 같은 뜻을 지닌 연민 이라는 단어는 고통 받는 존재에 대한 일종의 관용을 암시한다. 한 여인에게 연민을 느낀다는 것은 그녀보다 넉넉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 몸을 낮춰 그녀의 높이까지 내려간다는 것을 뜻한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란 책도 같이 읽고있다. 어젠 저런 문장이 나왔다. 타인의 고통을 차마 차가운 심장으로 바라볼 수 없다- 라는 뜻이 고통스러워하는 이와 공감한다 라는 뜻이라고 이야기하니 좀 어색한 느낌이다. 고통은 개인적인 느낌이고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는건데 그걸 공감해주겠다니. 나는 흔히 누군가 나의 고통..

독서 2015.11.04

미움받을 용기

적면(赤面)공포증에 걸린 여학생이 좋아하는 남자에게 차이는 것을 두려워하듯 자네는 남에게 부정당하는 것을 두려워하네. 누군가에게 무시당하고, 거절당하고,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는 것을 무서워하지. 그런 상황에 휘말리느니 처음부터 아무와도 관계를 맺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걸세. 즉 자네의 '목적' 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받지 않는 것' 이라네 미움받을 용기- 라는 책을 빌려 읽는 중인데 이 부분을 읽다가 마음을 들킨 것 같아서 책을 덮어버렸다. 그래서 자꾸 혼자가 편한걸까.

독서 2015.11.03

151031. 마지막 날

​​​​​​​​​​​​​​​​​​​​​​​​​​​​​​​​​​​​​​​​​​​​​​​​​​​​​​​​​나도 먹어봤다. 부라더#소다. 알콜 섞은 밀키스 맛이었는데 음료수로 마셔도 좋겠다 싶었다. 알콜이 3도던데 5도만 되어도 참 좋겠다. 너무 약해.​요새 달이 참 맑다. 밝고 크다. 퇴근하다가 너무 달이 밝아 사진을 찍었다. 해가 참 짧지?​일이 있어 삼척엘 다녀왔다. 당일치기로 다녀오느랴 다른건 하나도 못봤지만 오가는 길 고속버스에서 바다를 볼 수 있는게 참 좋았다. 바다를 보면 뻥- 마음이 시원해질거 같지만 먹먹하고 막막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물이 무서워 바다도 멀리서나 보고 물에 들어가는 일은 거의 없었는데 이젠 정말. 정말. 멀리서- '니가 거기 있구나.' 하는 마음으로 바라볼 ..

일기 2015.10.31

151025.

아침부터 뻘한데 꽂혔다. 합창교향곡을 틀고 샤워하다 문득 연주회에 가고싶어졌고 찾아보니 시향에서 하는 연주회에 올해 크리스마스는 합창교향곡을 한다는 소식이! (나이쓰!) 그 전에 다음주 금요일에도 공연 있던데. 갈래갈래갈래갈래. 오랜만에 도서관가서 마쓰다미리의 책 두권을 빌려왔다. 잔잔한 그림체를 읽다가 오.. 하고 공감하는 부분들이 진해서 좋다. 그리고 클래식에 대한 책이랑 미술책이랑. 지난번에 빌린 김훈 작가님의 책을 거의 읽지도 못하고 반납한걸 부끄럽게 생각하며 이번엔 반드시 다 읽어보는걸로.. 멀리 사시는 이모님이 집에 하루 묵어가시게 됐는데 나의 결혼이 토픽이 되어 도마위에 올랐다. 집 이사도 네가 시집을 안가서 못가는거다, 네 아빠 은퇴도 네가 시집을 안가서 못하시는거다, 등등. 아. 근래에 ..

일기 2015.10.25

151023. 우연히

​ 거기가 정동인지도 몰랐는데 알고보니 내가 아는 길의 끝지점이었다. 괜히 안으로 조금씩 들어갔는데 가슴이 뻐근해지고 조금 쓸쓸하고 씁쓸하고 - 아팠다. 마침내 도착해서는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도망치듯 돌아나왔다. 괜찮은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어떻게 할 수 없어서 그냥 어딘가 숨겨둔 것 같았다. 근처에 계시는 - 날 잘 이해해줄 것 같은 은사님을 만났다. 오랜만에 나타나서는 누구에게도 감히 꺼내지 않는 고민들을 털어놨다. 누군가를 만나는게 심드렁하고 재미가 없고 굳이 얘기를 하는게 더 일이 복잡해지는 기분이라 점점 말이 없어진다고. 그리고 몰두할 수 있는 취미를 찾고 싶다고. 날 안쓰러운 표정으로 보시다가 그 때 그 사람은 어떻게 되었느냐 물으셨고 누군지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다가 결국. 헤어졌다고...

일기 2015.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