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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218. Beethoven symphony No.9

​ 합창교향곡. 드디어 들었다. 1악장이 시작되는데 나도 모르게 찡 했다. 불멸의 연인과 카핑베토벤에서의 장면장면들이 생각났다.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의 작품이라고 하기엔 너무 아름답고 신비로웠다. 평소엔 1,2,4 악장이 멋있다- 고 생각하고 들었었는데 어제 3악장을 듣는순간 경이롭다고 느낄만큼 가슴이 콩닥거렸다. 늘 아이돌의 음악은 비주얼과 함께 들어야 한다고 음악방송 무대나 하다못해 뮤비라도 봐야 입덕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클래식도 역시나 마찬가지. 악기들의 활이 그룹져서 움직이는거나 튕기는거. 팀파니의 울림같은거. 그런걸 보니 음악이 더 생동감있게 들려진다. 4악장에서 드디어 합창이 시작할 땐 진짜 벅찬 느낌이 있더라. 머리끝까지 꽉 찬 기분이었어 확실히. 다음번 공연도 가고싶다. 합창. 그땐 ..

일기 2015.12.19

151217.

http://www.pikicast.com/share/167590 피키캐스트 보다가 '오 이거 괜찮은데?' 싶어 퇴근길에 사서 색은 너무 예쁜데 보풀이 심해 입지 않는 니트를 꺼내 슥슥 했더니 새옷처럼(까진 아니지만) 깨끗해졌다. 신이나서 엄마옷도 할머니옷도 다 꺼내서 한참을 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귀엽고 성능도 좋고, 옷도 안뜯기고. 잘 보관해서 몇년이고 써야지. 다만 건전지로 돌아가는데 약간 모터 타는 냄새? 같은게 좀 나긴 했어. 오래하니까. 이어령 선생님의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키스' 라는 책을 읽고 있다. 첫 챕터를 읽으면서부터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어령 선생님처럼 유려한 글솜씨로 나에게 그런 마음을 전하진 않으시지만- 우리 아빠가 투박하게, 혹은 내가 귀찮다고 느끼는 우리아빠가 날 사랑하는 마..

일기 2015.12.18

151213.

사람들은 생각보다 더 남의 일엔 관심 없다. 아침에 눈 뜨는 순간부터 '이러다가 월요일이 올텐데.' 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빌려온 클래식 책을 읽었고 추천하는 음반을 들었다. 슈베르트에 대한 편견(내가 왜 편견을 가졌을까?)이 있었는데 아르페지오 소나타를 듣고 있자니 엄청 고상함이 풍겨온다. 아직 취향이 확실하지 않아 그런지 추천한 작곡가들이, 음악들이 다 마음에 들어. 클래식 소비 연령대가 30~40대 여성이라던데 저도 이제 아이돌에서 갈아타는 겁니까? 안녕 갓세븐ㅠㅠ 안녕 빅뱅ㅠㅠ (아마 난 못할거야..) 일요일 밤. 자기 전엔 늘 손톱 손질하는 습관이 있다. 귀찮은걸 미루다 미루다 어쩔 수 없을 상황까지 미루는 것 같아 아마. 이게 그러니까 제일 귀찮은건가. ​​​ 스탠리큐브..

일기 2015.12.13

151211.

사람마다 스트레스를 견디는 힘이 같을까? 만약 다르다고 한다면 난 너무 취약한 사람인건가. 집으로 오는 길에 지하철에서 사람들한테 잔뜩 치이고 나니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왜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는건가. 죽고싶다는게 아니고 진짜 살아야 하는 이유나 목적이 뭔지 궁금해진다. 누군가 '내가 없어지면 돼. 그럼 좋아질거야.' 라고 했다. 그 말에 나는 '그럼 그저 네가 없는 것 뿐인게 되는거야. 달라질건 없어' 라고 했다. 만약 내가 없어져도 마찬가지. 좋아질건 없다. 다만 내가 없는게 되는 것일 뿐. 힘을 좀 내야 겠다고 저녁엔 항정살을 구워먹었다. 배도 안고픈데 꾸역꾸역. 뭐 어쨌든 살아있으니까 살아야지. 괜찮아.

일기 2015.12.12

151210.

다음주, 합창교향곡을 들으러 가기 위해 베토벤을 찾아보고 있던 중, 추천으로 불멸의 연인- 이란 영화를 봤다. 베토벤이 음악은 작곡가의 정신상태를 반영한다고 한 대사가 잊혀지지 않는다. 작곡가의 생각이나 감정을 모르고서야 그 음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말. 그리고 밤 새 합창교향곡보다 '크루이처 소나타' 를 돌려들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조급함. 합창 교향곡을 듣다보면 1악장에 '우주' 같은 걸 느끼게 된다고들 한다. 그렇다는 해설을 많이 읽었더래서 저 장면이 나오는데 나도 모르게 넋을 놓고 지켜봤다. 뭐 역시 천재니까 가능한 일이겠지만, 그렇게 냉소적인 사람이 이렇게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었다니. 아니 그것보다 이렇게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냉소적이지만은 않을거라는 생각마저 들게..

일기 2015.12.10

151207.

그래도 어쨌든 또 일주일은 시작합니다. 너무 신세 한탄만 하는 것 같지만 그 와중에 또 스스로 추잡하고 잘못된 것들은 반성하고 잘 지내고 있어요. 그렇게 그렇게 그렇지만은 않아. 합창 교향곡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 책을 읽다가 글렌 굴드- 라는 피아니스트가 연주한 바흐의 골든베르크 앨범에 빠졌다. 이미 클래식은 안쳐본지 십년이 뭐야 훨씬 넘었지만 악보를 구해서라도 쳐보고 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이 복잡한 안정감 같은건 뭐죠? 그나저나 잠이 솔솔 오는데. 할리스 다이어리가 생겼다. 뭐 어쨌든 잘 안쓰겠지만. 그래도 이거 꽤 유용할 것 같음. 메모장도 따로있고. 떼어지기도 하고 갈아낄 수도 있으니. 몇 해째 스벅 다이어리만 썼었는데 이젠 스벅 다이어리 안모으려고. 굳이 가질 않아서. 글에 온도가 있다. 손으로..

일기 2015.12.07

151205. 뿌리 (불안)

아침에 일어나 또 거실에 길게 누워 티비를 틀고 휴대폰으로 이것저것 읽어보기 시작했다. 조용하면 이상하냐고 불안하냐고 물으셨다. 넌 항상 무언가 듣고 있어야 하는 사람 같아 보인다고. 혼자있을 땐 그랬지. 소리나 빛이 없으면 불안해서 집에오면 모든 불을 다 켜고 알아듣지 못하는 티비를 켜고 노트북으로 영화보고 잘 땐 노래 틀고. 그게 불안한건가. 불안하다는건 뿌리내리지 않았다는 것. 못했다는 것. 내것이 아니라는걸 확인하는 것. 내 것이 아닌 것 같을 땐 말도 함부로 할 수 없다. 생각하고 말해야 한다. 서로에게 화를 낼 수 있다는건 다른 의미로 (내 생각엔) 어떤 모양이 되던 서로에게 뿌리내린 결과이다. 떠나지 않을걸 확신하는 것. 아니면 영영 멀어지고 싶다거나. 마지막엔 화도 낼 수 없었어. 내가 그..

일기 2015.12.05

151204.

오늘 휴가내고 병원순례 했다. 얻은건 스트레스 금지와 근육이 필요하다는 조언. 그리고 약봉지들. 떠나고 싶어 고개를 돌려도 몸이 아직 남아있을 때가 있다. 그래서 문득 다시 그 곳을 바라보면 떠날 수 없어하는 나의 본능적 불안함이 있다. 미련이 아니다. 내가 떠나면 나는 또 어디에 정착해야 하는건가. 아니 정착할 수 있을까. 그 생각에서 만약, '정착 안하면 어때.' 가 되는순간 그제야 두려움을 날려버리고 떠나갈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두렵다. 할머니께서 나더러 좋은 시절 만나 산다고 늙고 병든 스스로를 슬퍼하셨다. 물론 좋은 시절일 수 있겠지. 먹을 수 있고 입을 수 있으니까. 근데 할머니. 할머니때에는 양학선이 같은거. 그거. 한바퀴만 돌아도 금메달이었대요. 요샌 공중에서 세바퀴를..

일기 2015.12.05

151202.

머리 끝이 조금 갈라졌길래 다듬으러 갔었다. 감겨주는 직원이 빨래하듯 머리카락을 감겨주길래 빵터짐. 마사지 하다가 간지러워 빵터짐. 실장님이 어머 머리카락 많이 길었네요. 라며 다듬어 달라는 내 의사와 상관없이 제일 어정쩡한 쇄골 길이로 커트 감행ㅋㅋㅋㅋㅋㅋ 이전엔 날개뼈 아래까지 왔었음. 평소엔 앞머리도 잘 안잘라주더니 오늘은 코 있는 길이까지 잘라줌. 귀에 꽂히지도 않고 눈 앞에서 알짱거림. 요샌 가르마를 굳이 타지 않았었는데 어정쩡한 가르마 때문에 앞머리가 자리를 못잡고 아무렇게나 가 있다가 분수처럼 솟구치는 중. 음. 나 그냥 커트칠까.

일기 2015.12.02

151201.

좋아하지만 못먹는 것 : 삼겹살. 맥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 치킨 가끔 속이 안좋은날을 되짚어보면 전날 맥주를 마셨던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삼겹살은 뭐 알고 있던거고. 치킨은 최근에 안건데 좋아했었으면 아마 자주 시켜먹었을텐데 1년동안 내가 치킨이 먹고 싶어 시킨 적이 한번도 없는거 보면. 합창교향곡에 대해 공부해보고 있다. 어차피 한번 가서 듣는거지만 한시간 내내 내가 어느 부분을 듣고 있는건지 알고싶은 마음이든다. 간신히 악장의 시작은 익숙해졌는데 3악장이 귀에 잘 안들어온다. 음악이 그림처럼 흐르듯이- 그렇게 들려졌으면 좋겠다. 아니 그것보다 합창이 나올 때 나도 조금 따라부르고 싶어 악보를 구했다. 서울필하모닉이랑 KBS교향악단도 올 해 합창교향곡 한다던데. '너무 스트레스 받는 것 같아,..

일기 2015.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