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630

151110. 횡설수설

​ 예전이면 절대 고르지도 않았을법한 레드. 이건 붉다- 보다 더 환한 붉음. 이날은 블루. 머리는 산발. 필터를 많이써서 누군지 모르겠다. 새로 산 립스틱 색이 참 맘에 든다. 점점 입술만 붉어지는 거 같어. 머리카락이 많이 길었다. 기른답시고 방치한지 꽤 되었다. 자를까 말까를 아침마다 고민하지만 어쨌든 버틴다. 이번엔 자를 때 정말 정말 짧게 자를거다. 언제가 될런진 몰라도. 며칠 전 퇴근길 지하철에서 한 커플이 내 앞에 있었는데 남자가 여자의 머리카락 냄새를 맡고 머리카락에 뽀뽀를 하고 쓸어넘기고 야단이 났다. 저러다 머리카락이 전부 다 확 엉켜버렸으면 좋겠다- 고 생각했다.ㅋㅋㅋㅋㅋ 참 좋을때지. 내일은 이마트에 가서 맛있는 티백을 좀 골라봐야겠다. 요새 물을 하루에 2리터씩 마시고 있는데 사실..

일기 2015.11.10

151109. 매일 조금씩

아침에 일어나 샘 스미스를 종일 들었다. 또 들어도 좋고 다시 들어도 좋고 새로 들어도 좋고. 오늘은 어제 생각했던 1번 스타일의 옷을 입었다. 힐은 아니었지만. 근데 난 이상하게 옷 입을 때 남자들 옷 입은걸 많이 참고하는 편이다. 오빠가 있어서 그럴수도 있지만. 그래서 자꾸 니트를 사는걸까요 제가? 키도 그렇게 큰 편은 아닌데 자꾸 롱코트를 입는다. 그게 펄럭일 때, 무릎까지 감쌀 때, 기분이 좋다. 내가 그 안에 숨어있는 기분도 좋고. 아까 퇴근하는데 지하철에 사람이 엄청 붐비던 와중에 갑자기 옆에 서 있는 남자의 팔뚝을 손잡이처럼 잡을뻔했다. 아니 솔직히 잡고 싶었는지도 모르겠고. 다행히 아직 이성의 끈을 놓지 않고 살고 있어서. 인생이 시궁창 같을 땐 욥기를 읽는다. 왜 그러고 싶은진 모르겠지만..

일기 2015.11.09

151108. 3번만에 완성한 일기_

주말에 두번이나 포스팅을 휴대폰으로 했으나 두번 다 날라가는 바람에 일요일 밤. 괜히 오기가 생겨 노트북까지 꺼냈다. 사실 그렇게까지 해야 할 말이 있는건 아니지만. 사람마다 퍼스널 컬러- 라는게 있다고 하고 또 웜톤, 쿨톤 이란게 있다고 할 때, 그게 뭔 개소린가 했었는데 생각해보면 정말 그런게 있는 것 같긴 하다. 특히 웜톤/쿨톤의 경우 그건 정말 뭔 소리냐! 고 했는데 핑크색 립스틱도 베이비핑크나 딸기우유 립스틱이나 옅은 코랄 같은 립스틱을 바르면 그렇게 환자같아 보일 수가 없다. 반면 오키드나 핫핑크, 아니면 그거보다 붉은 색들은 화사해보이고 건강해보인다. 옷도 파스텔톤보다 원색계열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고. 그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딴 소리지만 자기 전에 내일 뭘 입어야 할지 정해두지 않으면 ..

일기 2015.11.08

151031. 마지막 날

​​​​​​​​​​​​​​​​​​​​​​​​​​​​​​​​​​​​​​​​​​​​​​​​​​​​​​​​​나도 먹어봤다. 부라더#소다. 알콜 섞은 밀키스 맛이었는데 음료수로 마셔도 좋겠다 싶었다. 알콜이 3도던데 5도만 되어도 참 좋겠다. 너무 약해.​요새 달이 참 맑다. 밝고 크다. 퇴근하다가 너무 달이 밝아 사진을 찍었다. 해가 참 짧지?​일이 있어 삼척엘 다녀왔다. 당일치기로 다녀오느랴 다른건 하나도 못봤지만 오가는 길 고속버스에서 바다를 볼 수 있는게 참 좋았다. 바다를 보면 뻥- 마음이 시원해질거 같지만 먹먹하고 막막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물이 무서워 바다도 멀리서나 보고 물에 들어가는 일은 거의 없었는데 이젠 정말. 정말. 멀리서- '니가 거기 있구나.' 하는 마음으로 바라볼 ..

일기 2015.10.31

151025.

아침부터 뻘한데 꽂혔다. 합창교향곡을 틀고 샤워하다 문득 연주회에 가고싶어졌고 찾아보니 시향에서 하는 연주회에 올해 크리스마스는 합창교향곡을 한다는 소식이! (나이쓰!) 그 전에 다음주 금요일에도 공연 있던데. 갈래갈래갈래갈래. 오랜만에 도서관가서 마쓰다미리의 책 두권을 빌려왔다. 잔잔한 그림체를 읽다가 오.. 하고 공감하는 부분들이 진해서 좋다. 그리고 클래식에 대한 책이랑 미술책이랑. 지난번에 빌린 김훈 작가님의 책을 거의 읽지도 못하고 반납한걸 부끄럽게 생각하며 이번엔 반드시 다 읽어보는걸로.. 멀리 사시는 이모님이 집에 하루 묵어가시게 됐는데 나의 결혼이 토픽이 되어 도마위에 올랐다. 집 이사도 네가 시집을 안가서 못가는거다, 네 아빠 은퇴도 네가 시집을 안가서 못하시는거다, 등등. 아. 근래에 ..

일기 2015.10.25

151023. 우연히

​ 거기가 정동인지도 몰랐는데 알고보니 내가 아는 길의 끝지점이었다. 괜히 안으로 조금씩 들어갔는데 가슴이 뻐근해지고 조금 쓸쓸하고 씁쓸하고 - 아팠다. 마침내 도착해서는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도망치듯 돌아나왔다. 괜찮은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어떻게 할 수 없어서 그냥 어딘가 숨겨둔 것 같았다. 근처에 계시는 - 날 잘 이해해줄 것 같은 은사님을 만났다. 오랜만에 나타나서는 누구에게도 감히 꺼내지 않는 고민들을 털어놨다. 누군가를 만나는게 심드렁하고 재미가 없고 굳이 얘기를 하는게 더 일이 복잡해지는 기분이라 점점 말이 없어진다고. 그리고 몰두할 수 있는 취미를 찾고 싶다고. 날 안쓰러운 표정으로 보시다가 그 때 그 사람은 어떻게 되었느냐 물으셨고 누군지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다가 결국. 헤어졌다고...

일기 2015.10.23

151020_

주말엔 오랜만에 팟타이 먹으러 갔다. 태국음식점들 많이 생기지만 그래도 입맛에 맞는건 누들박스. 간 김에 구경도 실컷하고 팩도 사왔다. 러쉬- 팩이 참 좋다. 비싼 화장품이랍시고 쓰고 좋다- 고 생각한거 거의 없는데 러쉬는 쓰자마자 '오-' 하는 느낌이 있다. 이번엔 생강이랑 꿀이 들어있다는- 스크럽도 가능한 팩을 사왔는데 향도 맘에 들고 씻어낼 때 기분도 좋다. 유통기한이 짧고 용량도 적고 가격은 비싸지만 피부과 결재 안했으니까 괜찮아. 다음엔 마늘이 들어있다는것도 써보고 싶다. 이왕 좋아하기로 마음먹은거 기초제품들이나 메이크업, 향수까지 바꿔볼까 하기도. 필로시코스가 너무 좋아 무화과 과일도 좋아하게 되고 핸드크림도 방향제도 섬유스프레이도 모두 다 무화과 쓰고 있는데 딥디크에서 시향했던 롬브르단로 때..

일기 2015.10.20

151011. 가을이 왔나.

두번째 스무살 보다가- 내가 차연출이랑 잘 됐으면 좋겠다고 하니 엄마는 그래도 김교수랑 잘되는게 노라에겐 더 좋은일일거라 그러셨다. 어제 엄마랑 같이 보다가 김교수한테 깊은 빡침이 있어서 '저런데도 원래남편이랑 잘되는게 좋은거라고?' 라고 했더니 엄마는 '그러게..' 라고 했다. 차연출이 너무 따뜻하고 다정해서 좋다. 뻔한 남주 스타일 - 능력있고 잘생기고 키도 크고 몸매도 좋은데 딴 여자들 보기를 돌같이 하고 너 하나만 기다렸다 - 이지만 그럼 어때. 멋있음 됐지.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가을옷을 사러 백화점엘 갔다. 이상하게 난 내 옷 사는건 좀 인색하기도 하지만 어렵기도 해서 늘 쇼핑을 잘 못하기도 하고 사고나서 후회도 많이하는데 엄마랑 가면 비싸긴 해도 잘 어울리고 오래입을 수 있는 좋은 옷을 골라..

일기 2015.10.11

150923. 헛소리_

나는 나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라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생각하고 판단할거란 생각을 못하는 것 같다. 그러다 가끔 '아 저 사람들도 나처럼 복잡하게 생각을 하고 느끼고 판단하고 그러겠구나, 하고 생각이 드는 순간 소름이 끼친다. 너무나 당연한건데- 사람을 바라볼 때 사람으로 보지 않고 THINGS 로 보고 있는건 아닌지 반성을 잠시. 부정적인 말과 말투가 얼마나 안좋은지- 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끝도 없다. 아니 너무 싫다. 얼마나 싫으냐면- 그런 말을 뱉는 모든 순간 내가 증발했다가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물론 환경이나 상황이 좋지 않아 어쩔 수 없다면 한두번은 그럴 수 있는데, 그것보다 더 무서운건 습관적인 것들이다. 습관적으로 툴툴대는건 정말 들어주기 어렵다. 그럼 니들도 나처럼 대나..

일기 2015.09.23

150916. 가을의 시작

​ 임플란트를 했다. 유치 밑에 영구치가 없어서 어려서부터 고생을 많이했던 치아였는데 빼고나니 속이 다 시원하다. 생각보다 많이 안아프고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다. 물론 다 끝나려면 3개월 정도 걸린다고 하긴 하던데. 일단 오늘 잇몸이 좀 붓고 아프긴해도, 만약 또 하라고 해도 할 수 있을 것 처럼 많이 아프진 않다. 가격도 그렇게 기절할만큼 비싼 느낌도 아니었고. 전에 치아에 신경치료까지 했음에도 맨날 시립고 아팠는데 그런 느낌은 없으니까 한결 가볍고 기분이 좋다. 이히히. 수술은 한시간정도 걸렸고 마취를 얼마나 세게 했던지 11시에 한 마취가 저녁 6시나 되어서 다 풀렸다. 마취 풀릴때까지 먹으면 안된다고 해서 우유를 먹었고, 죽을 식혔다가 살살 먹었다. 뜨겁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먹으면 안된다고 그러고..

일기 2015.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