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630

160217.

일기를 안쓴다는건 다른 의미로 - 별 일 없이 잘 살고 있다는 나름의 징조. 그래도 가끔씩 뭐라도 쓰려고 한다. 몇 번, 조금 섬뜩한 꿈들을 꾸었다. 기억에 남는 꿈은 꼭 누군가와 이야기 하는 편인데 이건 겁이나서 누구에게도 말 할 수 없는 그런 꿈이었다. 그런 꿈은 신경쓰지 않는걸로. 신경은 쓰이지만. 방문 검색어를 들여다보면 가끔 조금 불편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여기도 머지 않았구나- 고 생각했다. 블로그도 사람의 손으로 하는 곳이라 글이 닿지 않는 블로그는 거미줄이 쳐진 흉가처럼 그렇게 흉물스럽게 변한다. 여기를 그렇게 버려두자니 마음이 편치 않다. 어떻게 해야 할까. 시집을 한 권 빌렸다. ​ 한 달에 한 권은 읽자고 다짐했던 일 월의 다짐들이 무색하다. 뭔가 깨닫고 생각하게 만드는 비소설 분야..

일기 2016.02.18

설날연휴를...

오랜만의 긴 연휴가 끝났다. 어렸을 땐 방학 없는 어른들의 삶이 잘 상상이 되지 않았었는데 그냥 이런거지 뭐. 짧으니까 더 짜릿해. 할 일이 쌓이지만 해결하긴 싫고 놀고싶지만 쉬고싶고 쉬고있지만 놀고싶은. 벼르고 벼르던 머리를 했다. 오랜만에 단발에 펌을 했다. 다행히 삼각김밥이 되진 않았음. 꽤 오래 긴 머리라 목 뒤에 머리카락을 넘기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젠 뭐 훅. 아주 가볍다. 봄이 내 머리카락에 제일 먼저 왔다. 정말 봄이 왔다. 오늘 낮엔 반팔에 아우터만 입었는데도 딱히 춥지 않았다. 물론 따뜻한 아우터지만. 블라우스도 하나 샀다. 소매가 너풀거리는 아주 여성스러운 스타일인데 그럴 기회가 있다면 매력발산 해야 할 때 좀 입어볼라고요. 오 그리고 팩도 샀음. 로지칙스라고 러쉬에서 새로 나왔다는 팩..

일기 2016.02.10

160201_아프지 말고

지난번 친구랑 양꼬치앤칭따오 먹다가 턱이 빠질 것 처럼 통증을 느끼고 치과가서 턱 아프다고 했더니 정말 듣도못한 무슨. 암튼 주요 원인은 스트레스로 이를 너무 앙- 다무는 습관과 틀어진 자세 때문에 턱관절에 무리가 오고 그래서 편두통이랑 멀미 증세랑 어깨 통증이랑 다 골고루 온거라며.... 암튼 이게 생기면서부터 요샌 지하철을 타도 멀미가 나고 엎드린 자세가 오래되어도 멀미가 온다. 두통도 두통인데 사실 두통보다 어지러움증이 더 심하다. 이제 서른둘인데 여든이나 아흔까지 건강하게 살려면 지금 이렇게 살아서는 안될 것 같은 부담이 생긴다.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노력하고 있다. 못하겠는건 못하겠다고 내려놓는 것도 필요하고 쉴 땐 좀 쉬고. 쓸데없는데 더 관심을 기울이고. 아무튼. 쉽지 않지만. ​​​​​​​무..

일기 2016.02.01

160124. 지키지 못하는 약속

요새 이상하게 나를 가장 잡아끄는 내 마음의 문구는 ​'어차피 다들 낯설고 처음이야' 인데 이게 꽤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 모두가 다 오늘을 살아가는건 처음일테고- 아무리 익숙해졌다 하더라도 오늘의 문제는 낯설고, 낯설어서 조금씩은 다들 서툴고 괴로울거라고. 그런 생각을 하면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안정감이 생기기도 하고 또 상대를 향한 동질감과 연민을 느끼게도 한다. 그러니 우리 모두에게 내일은 아무리 즐거운 일이 기다린다 하더라도 모두에게 조금씩은 스트레스가 아닐까. 사실 그렇게 마음을 먹어도 마음의 평화는 10분을 유지하는게 어렵죠. 내가 숨을 쉬고 생각을 하고 있고, 나를 힘들게 하는 너희들도 다 숨을 쉬고 생각을 하고 있으니. 우리는 가까이 좁혀질 수 없고 나는, 너는, 너의, 나의 ..

일기 2016.01.24

160118. 풍요로움

덕질은 인생을 풍요롭게 해준다고 하던데. 그 말 진짜임. 내 일상과 상관없는 아주 먼- 것 일수록 더 빛나고 아름답다. 어차피 현실은 쉽게 변하지 않고 나는 그 안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걸 안다면 덕질은 잠시나마 유일하게 나를 풀어 헤쳐놓는 그런게 아니겠나. 많이 웃으면 얼굴이 아픈거 아십니까? 난 그게 거짓말인줄 알았어. 근데 아프더라 진짜. 그러니까- 여태껏 그만큼 웃어본 적이 없었다는거더라고. 큐티를 하다가 하나님이 '누가 우리를 위해 갈꼬' 라고 하시는 말씀에 '내가 여기 있으니 내가 가겠다' 고 한 이사야의 고백이 나왔다. 청함을 받은 자는 많은데 택함을 입은 자는 적다고. 내 게으름으로 청함조차 따르지 못했던 적은 없나 생각해봤다. 아니, 내 귀는, 내 마음..

일기 2016.01.18

160114. 아는게 많으면-

아는게 많아지면 화가 덜 날까? 내가 겪는, 혹은 누구라도 매일매일 닥치는 낯선 일들에 내가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를 때. 그럴 때 화라도 내서 남의 탓으로 돌려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지도 모른다. 내가 알고 있다면, 익숙하다면. 그래서 낯선 상황이 두렵지 않다면 화가 조금은 덜 나지 않을까. 화가 난 내 모습 뒤에는 초조하고 걱정하는 내가 숨어있다. 고른 시각으로 상황 전체를 판단할 수 있다면- 그래도 지금보단 더 이해할 수 있으니 화가 덜 나지 않을까. 화가 날 땐 한박자 쉬는게 참 중요하다. 쉬어가면서 (꼭 잘잘못을 가리자는게 아니라) 화가 난 상황에 대해 곱씹다보면 내가 잘못하고 실수한 부분이 보인다. 내가 나를 안다면. 그럼 좀 덜 화가 나지 않을까. 오늘은 트와이닝 딸기망고티를 샀다. 조금 시큼..

일기 2016.01.14

150112.

정신없을 때 오히려 집중이 되고 차분해진다. 이 사태를 어떻게든 정리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겨서 그러는지도. 나쁘지 않다. 아직까지. 차- 를 마시다보니 커피가 맛이 없다. 요새는 트와이닝의 패션프루츠, 망고 그 티 마시는데 진짜 너무 좋아. 다 먹기 전에 다른 티백도 좀 여럿 사와서 마셔야겠다. 타조 패션프루츠 티는 시큼하고 시나몬 향이 나서 식으면 좀 거부감이 있는데 트와이닝은 진짜 향도 너무 좋고 식어도 식은대로 맛있어. 그래서 오늘 바닐라도 사옴. 향이 진짜 좋아요. ​ 서랍을 정리하다 오래전 선물받았던 mp3 플레이어를 찾았다. 이게 되는건지 안되는건지 잘 모르겠는데 새로 공부할 중국어 파일을 넣어서 써야겠다. 중국 드라마라도 하나 볼까. (진지) 근데 이거 2기가네요. 뭘 넣어서 들을 수 있나요..

일기 2016.01.12

160109. 자극

이번주는 내내 정신이 없었다. 어지간하면 내일의 나에게 미루고 칼퇴하는 편인데 도저히 그럴 수 없어 며칠을 야근을 했고, 오늘은 출근. 게다가 감기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아 찔찔대고 있다. 위기가 기회라고 했던가. 뭐-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자극. 안그래도 올해는 중국어 자격증을 갱신해보려고 한다. 6급은 수준에 너무 어렵고 지난번에 패스한 5급을 다시 보려고 책을 한권 사왔다. 지난번이랑 사정은 많이 다르지만 그래도 어쨌든 간신히 패스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패스 하면 6급도 하고. 패스 못하면.... 아니야. 그정도는 아니겠지.. 혼자있는 시간의 힘. 인가- 하는 책을 빌려서 읽었는데 영 공감이 안된다. 아니 공감이 안된다기보다 그 사람만큼 나도 늘 혼자인 것 같아서 굳이 책 내용이 도움이 되질 않는..

일기 2016.01.10

160107.

한번도 누군가에게 전도를 해야겠다고 생각해본 적 없었다. 근데 전도하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 물론 그렇지 않을수도 있지만 얘기를 듣다보니 마음이 너무 힘들어 하나님을 전해주고 싶어졌다. 마음에선 '하나님이 당신과 당신 가족들을 사랑하신다' 고 이야기 해주고 싶었는데 그 말이 목 끝에 걸려 도무지 나오질 않아 결국 '제가 기도할께요' 라고했다. 그 말을 믿을지 안믿을진 몰라도. 그런 괴로운 상황에 계속 살았던 사람에게 그 말이 위로가 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혹여 내가 상처를 입히게 되진 않을까. 너무 잔인한 말이 되진 않을까- 조심스럽고 겁이난다. 몇년 전, 무언가에 - 지금은 다행히 생각도 나지 않지만 - 고민하고 힘들어 했을 때, 꿈에 하나님이 어둡고 적막하고 ..

일기 2016.01.07

160104. 다르지 않은 날

새해를 맞이했다. 어제의 연장선이란 생각에서 살기로 했다. 그래도 좀 더 밝고 심플할 수 있도록. Be Simple. 어떻게든 되겠지. 매일매일 살다보면 또. 뭐 어떻게든. 특별한 날- 이란 마음이 기분을 늘 망친다. 오늘이 새해의 첫날인데, 내 생일인데, 첫 출근인데, 크리스마스인데, 하다못해 주말인데- 마저도. 그 날도 또 어느 하루 - 일 뿐인데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특별해져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생기고 특별하지 않으면 다 망쳐버린 것 같이 느껴진다. 그러니까 오늘도 그저 어느 하루 - 조금 추운 - 였고 그랬다고. 새해 첫날부터 감기에 걸려 훌쩍대는 덕분에 맛있는 차들을 잔뜩 마시고 있다. 어제는 타조의 패션 티 를 샀는데 꿀을 조금 넣어 마시니 좋다. 시나몬 향이 나는 것 빼고. 아마드- 걸로..

일기 2016.01.04